킨텍스역에서 서울역가는 첫 자는 5시 34분에 출발합니다. 집에서 역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계산해 5시 20분에 나섰습니다. 하필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입니다. 피부에 닿은 공기가 몸을 움츠려 들게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겨울은 겨울이었습니다. 10여 분 걸으니 몸에서 열이 납니다. 지하철 역사로 들어서며 잠갔던 자크를 열어야 했습니다. 시계가 5시 30분을 가리킵니다. 지하 7층, 땅속 40미터 승강장에 도착하니 기다리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잠시 후 열차가 들어옵니다. 꼬리칸에 탔습니다. 빈자리가 세 살배기 이빨처럼 듬성듬성입니다.
서울역 승강장에 멈춘 열차가 사람들을 토해냅니다. 첫 차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걷는 게 수월하지 않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도, 엘리베이터에도 줄지어 섰습니다. 물론 사람이 몰리는 출근 시간보다 여유 있었지만, 첫 차에서 누릴 여유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드문드문 사람들 속에서 여유롭게 갈 줄 알았습니다. 사람 사이 틈이 없을수록 몸도 마음도 쫓깁니다. 출근길마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고 말하는 이유이겠지요. 그렇게 떠밀리며 4호선 승강장으로 옮겨졌습니다.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앉아갈 수 있길 바랐습니다. 열차가 들어옵니다. 머리칸에 탔습니다. 사춘기 녀석의 다 자란 빽빽한 이빨처럼 빈틈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건 입고 있는 옷이 죄다 무채색입니다. 마치 흑백 TV 속에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옷에서도 표정에서도 생기가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저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있다는 건 그리 달갑지 않죠. 몸도 마음도 피곤합니다. 앉을자리가 없는 것도 피로를 가중시킵니다. 슬슬 허리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시작됩니다.
다행히 더 심해지기 전에 열차가 사당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나마 걸으면 통증이 조금 좋아집니다. 사람들 틈에 휩쓸려 다시 2호선 승강장으로 보내집니다. 사당역은 출퇴근 시간 혼잡하기로 악명이 높죠. 6시 25분,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내 의지대로 원하는 위치에 섭니다. 때마침 도착한 열차에도 빈자리를 기대하는 건 무리였나 봅니다. 4호선보다 서 있는 사람이 더 많네요. 그나마 네 정거장만 이동하면 되니 다행입니다. 강남역 승강장에 멈춘 열차에서 한 무리 사람이 내립니다. 개찰구까지 올라가는 게 더딥니다. 6시 35분, 도착했습니다.
강남역 8번 출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고개를 드니 삼성전자 사옥이 눈에 들어옵니다. 49층짜리 건물 대부분에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벌써 출근한 걸까요? 아니면 밤 사이 불이 꺼지지 않았던 걸까요? 지하철 출구 사각 프레임 속 빌딩 불빛은 마치 근사한 야경처럼 보였습니다.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니 더 역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역동성은 새벽의 고요와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달까요? 그 시간에도 누군가 어디선가 깨어 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으로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태해졌을 때 새벽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죠. 이불속 안락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새벽 찬 공기를 뚫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핑계 대며 할 일을 미루는 이가 있다면, 핑계조차 사치라며 첫 차를 타는 이도 있지요. 물론 새벽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게으르다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 나은 삶을 목표로 계획한 일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을 필요 있습니다.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건 순리입니다. 모든 걸 손에 쥘 수 없지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서 더 많은 걸 이루고 싶다면 포기해야 할 게 분명 있지요. 그게 잠일 수도, 술자리일 수도, 목적 없이 낭비하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한 번쯤 멈춰 생각해 볼 필요 있습니다.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를요.
어제 아침에 있었던 일을 옮겨 적었습니다. 이렇게 한 편을 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요? 몇 줄짜리 메모입니다. 짬을 내 스레드에 몇 줄 적어 놓은 게 이 글을 쓰게 했습니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쓰려고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기록을 바탕으로 기억을 더듬어 한 편으로 완성했습니다. 글 한 편 써내기 위해 대단한 글감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출근길에 보고 듣고 경험한 걸로 충분합니다. 메모 몇 출 적는 데 1시간이나 필요할까요? 단 몇 분이면 충분하지요. 그 메모는 글감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 딱 10분만 메모해 보세요. 글감은 풍부해지고 글쓰기는 재미있어집니다. 혼자보다 여럿이 하면 더 꾸준히 할 수 있겠죠.
<마음껏 10분 글쓰기>는 함께 쓰기 위해 모입니다. 모여서 각자 쓰고 싶은 글을 남깁니다. 하루 10분 투자로 충분합니다. 그 10분은 여러분에게 글쓰기 습관을 갖게 할 것입니다. 글 쓰는 습관은 삶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될 테고요. 그래서 '10분 글쓰기'는 삶을 변화시키는 '기적'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15기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3월 4일부터 16기가 시작됩니다. 아래 신청서를 작성하면 기적은 시작됩니다.
10분의 기적,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