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직업을 갖고 싶다

[일] 하루 한 페이지 자기계발 이야기

by 김형준

마흔을 넘기면서 부터 고용 불안을 갖게 됩니다.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과 직결됩니다. 생존에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합니다. 기업은 팔수 있는 건 최대한 팝니다. 팔수 있는 게 없어지면 구조조정에 들어갑니다. 인원감축에 들어갑니다. 우선 명예퇴직 신청을 받습니다. 일정 금액을 보전해 주고 자발적 퇴사를 유도합니다. 기업에게 가장 이상적인 구조조정은 연봉 많고 나이 많은 순으로 정리되는 겁니다. 이때 1순위가 마흔 이상의 중간관리자 입니다. 이들은 진퇴양난입니다. 회사를 나가자니 불안하고, 붙어 있자니 눈치 보입니다. 자발적 퇴사보다 어떻게든 버티는 쪽으로 갑니다. 최대한 버티며 생명을 이어가려 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월급쟁이가 속 편하기 때문입니다.

철 밥통이라 부르는 모 공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큰 잘못이나 스스로 그만두지 않으면 정년을 보장 받는 곳입니다. 그 안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고용이 안정 된 다는 건 우리 또래에겐 부러운 일입니다. 얼마 전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가끔 묻는 안부 전화였습니다. 근황을 이야기 하다 푸념으로 이어집니다.


“요즘 들어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살고 싶더라. 그런데 가면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겠지.”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그런 곳에 가고 싶은 건가?”

“어! 그런데 살면 맘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더라.”

“과연 그럴까? 물도 없고 전기도 없는 곳에서 하루 세 끼 해결하는 것 자체가 고민되지 않을까? 그나마 여기서 직장 다니고 있으면 먹고 사는 기본적인 건 해결 되니 이게 좀 낫지 않을까?”

“그런가. 그래도 한 동안 조용한데 가서 쉬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공기업인데 육아 휴직 같은 거 쓸 수 있지 않아? 왜 요즘 많이 사용하게 장려한다고 하던데.”

“그것도 복에 겨운 소리다. 육아 휴직 한다고 말 꺼내면 자리도 빼라고 할 것 같다. 분위기 살벌해서 함부로 못한다.”

“공기업이라고 좋은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 보네.”

“나중에 그만두면 괜찮은 현장에 잡일이라도 할 수 있게 소개 좀 해주라.”

“너 같이 고급인력이 생산적인 일을 해야지. 잡일하기에 너무 아까운데.”

“고급 인력은 무슨. 여기 그만두면 어디 갈 곳도 없고 쓸모도 없을 능력인걸.”


그 친구는 나름 준비성이 철저한 친구입니다. 단지 현실이 답답해 지나가는 소리로 푸념을 늘어놓은 거라 생각했습니다. 목까지 올라온 여러 말이 있었지만 잘난 척 한다고 할까봐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퇴직은 준비하는 데는 다양한 경우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무언가 준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지금까지 2년 넘게 직장생활과 ‘딴 짓’을 병행하며 퇴직 이후의 직업을 준비해 오고 있습니다. 직장인은 직장이 끝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직장이란 우라리가 없어지면 사용 가치도 없어집니다. 직장을 잃을 때도 당당히 설 수 있는 직업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직업을 가지면 직장이 없어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직업 자체가 직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1인 기업을 들 수 있습니다. 1인 기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유통, 소싱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판매, 경험과 지식을 전하는 전문 강사, 종자돈을 활용해 다양한 곳에 투자하는 투자자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나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푸념을 늘어놓는 친구에게 미주알 고주알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입닫고 있었습니다.


제 또래 직장인 친구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마흔 중반인 지금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답이 찾아지지도 않습니다. 고민만 할 뿐 행동으로 이어질 뾰족한 무언가가 없습니다. 더 답답한 건 무한정 고민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때가 오기 전 고민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정답이 정해진 수학문제는 올바른 풀이과정을 거친다면 맞힐 수 있습니다. 풀이과정은 조금씩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순서가 바뀔 수도 있고, 길을 잘못 들었지만 운좋게 답을 맞힐 수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하나씩 틀린 부분을 지워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겁니다. 확신이 드는 건 밀어붙이고, 애매한 건 남겨두고, 확실히 틀린 건 지워가면 됩니다. 그렇게 하나씩 톱니를 맞추듯 풀어가면 답이 나옵니다. 하고 싶은 걸 찾는 것도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좋아하는 걸 찾아보면서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겁니다. 잘할 수 있는 걸 찾으면 또 시도해 보는 겁니다. 고민과 행동을 병행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하나씩 지워가면서 직장을 떠나서 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는 겁니다. 늦었다고 망설이고 포기하지말고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살아온 시간 만큼 살아 갈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조바심 내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하면 됩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가 아닌 스스로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직업을 갖는다면 나이와 상관없는 든든한 울타리를 갖게 될 겁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