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준 Jan 18. 2024

불면의 밤, 독서가 답이다


부작용 없는 수면제를 복용 중입니다. 효과도 확실합니다. 이불을 덮고 1~2분 내 잠이 듭니다. 심지어 언제 눈을 감았는지도 모르게 잠에 빠집니다. 수면장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잠이 드는 데 효과는 확실합니다.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의사의 처방도 필요 없습니다.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법이 쉽다는 겁니다. 딱 한 가지만 있으면 됩니다. 바로 책입니다. 자기 전 책을 읽는 겁니다. 읽을 수 있는 만큼, 읽다가 잠이 드는 만큼만 읽는 걸로 충분합니다. 제가 찾은 최고의 수면제입니다.


몇 달 전 중고서점에서 소설 책 한 권을 샀습니다. 프레드릭 베크만의 《불안한 사람들》입니다. 한 번에 읽기에는 두꺼웠습니다. 천천히 두고 읽으려고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놨습니다. 며칠은 읽었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읽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협탁에 있던 책은 책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안방을 들락거릴 때면 제목이 눈에 밟혔습니다. 얼마 전 저대로 둘 수 없겠다 생각했습니다. 다시 침대 옆 협탁으로 자리를 옮겨놨습니다. 그리고 자려고 이불에 들어가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그래, 읽을 수 있는 만큼만 읽고 자자.


50페이지에 멈췄던 이야기가 일주일 사이 150페이지까지 이어졌습니다. 어떤 날은 한 꼭지, 다른 날은 두세 꼭지씩 읽었습니다. 더 읽고 싶어도 저절로 감기는 눈 때문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눈이 감겼습니다. 그때 억지로 더 읽지 않고 책을 덮습니다. 그리고 이불을 덮고 잠잘 자세를 취하면 이내 잠이 듭니다. 아무런 저항 없이 잠에 빠져듭니다. 이만한 수면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작용도 없습니다. 처방전이라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게 전부입니다. 의사에게 처방받는 것보다 저렴하겠죠?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제법 있습니다. 책등에 적힌 제목만 읽는 책들입니다. 안 읽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하루 중 시간을 낼 수 있는 때를 찾았고 자기 전을 선택했습니다. 욕심부리지 않았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만큼만 읽기로 했습니다. 매일 꾸준히 읽으면 안 읽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또 천천히 읽다 보면 더 깊이 읽게 될 것이고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목적과 달리 수면제 역할을 해주는 건 덤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요 며칠 편하게 잠들 수 있었습니다.


수면장애가 있는 건 아닙니다. 남들 다 하는 고민은 있습니다. 먹고살 걱정, 부족한 생활비 고민, 직장을 벗어날 준비, 돈 벌 궁리 등 고만고만한 고민들입니다. 어떤 날은 고민이 꼬리를 물며 잠을 설치기도 했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선잠을 자기도 했고요. 매일 다섯 시간도 못 자는 탓에 자기 전 몇 십분 까먹는 건 치명적이었습니다.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저보다 정도가 심한 분도 있을 겁니다. 약 처방을 받은 분도 있을 것이고요. 몇 달 몇 년째 고생 중인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에게 자기 전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며칠 경험한 걸로 섣불리 말하는 건 아닙니다. 독서가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정보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기대한 만큼 단번에 효과가 안 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시도해 보면 좋겠습니다. 딱히 다른 대안이 없다면 말이죠. 방법도 쉽습니다. 읽고 싶은 책 한 권 만 머리맡에 두면 됩니다. 하룻밤에 다 읽겠다는 욕심 내려놓고요. 한 장만 읽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는 겁니다. 부담이 적을수록 실천하기 수월할 테니까요.


내 몸에 아픈 곳을 치료하려면 약이든 물리치료든 꾸준히 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감기 낫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약 먹는 시간을 지키는 겁니다. 하루 세 번 같은 시간에 복용하면 금방 낫습니다. 마찬가지로 장기 치료가 필요한 병도 꾸준히 실천하는 게 가장 빠르고 효과 있는 치료법입니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효과가 더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그 사이 책을 꾸준히 읽는 것만으로 이전보다는 충만한 삶이 되지 않을까요? 책을 읽는 행위는 버릴 게 없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니 시도해 본다면 잃을 게 하나도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꼭 시도해서 보다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길 바랍니다.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효과는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같다."

-리처드 스틸(영국의 언론인)



 

 https://docs.google.com/forms/d/1vp7NafBv7Gdxi3xN7uf0tr1GV-aPT5lbsIZMryYnOlY/edit?usp=drivesdk


매거진의 이전글 1월 무료 특강 후기 2월 정규 과정 개강 안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