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로 풀어가는 그로스 이야기
오늘부터는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비즈니스를 관통하는 핵심 지표를 발굴하는 개인적인 방법론에 대해 단계별로 정리를 해볼까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시작점에 있으니, 앞으로의 개인적인 계획에 대해 먼저 얘기해보도록 할게요.
사실 그로스 조직이 있는 팀은 만나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로스 조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스가 힘을 발휘하게 해주는 데이터 조직이 없다면 생각보다 많은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데이터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에 이 데이터의 정합성부터 검증해야하는 시련이 아마도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데이터 조직이 없으면 그로스를 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아주 개인적인 답변이자 노력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그로스는 속성의 유사함으로 인해 운동을 예로 들어 자주 설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하는 부위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며, 해당 부위를 고립시켜 다양한 형태의 부하를 걸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원하는 성장을 위해 핵심지표를 모니터링하며, 그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과 유사하죠.
하지만 저는 운동을 깊이 있게 다루지도 못할 뿐더러,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 이야기에 고립과 같은 운동이야기를 하면 처음 써보는 글이 너무 진지하게만 가버릴 것만 같아서 운동보다는 분위기 전환도 되고 제가 좋아하는 알콜 관련 이야기들을 함께 다뤄보고자 합니다.
본론으로 들어오기까지가 상당히 길었던 것 같지만, 결국은 저도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어야 알콜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적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술과 성장이라는 단어가 연관이 있을까?'
먼저 알콜은 법적으로 성인이라는 제한연령을 지나야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법적으로요)
따라서, 성장을 해야 비로소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로 성장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습니다. 키가 크는 등의 신체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신적인 성장, 다양한 카테고리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지낼 수 있게 되는 사회적 형태의 성장 등을 예로 들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술 또한 다양한 성장에 못지않게 위스키, 와인,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의 수많은 카테고리들이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둘 사이에는 모두 적절한 정도가 필요합니다.
성장하는데 물론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영 좋지 못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성장에는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매출추구라는 목표를 위해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를 버리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브랜드의 캐릭터와 컬러 모두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요.
술을 즐기는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절한 정도가 필요합니다. 좋은 시간과 장소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즐기는 술이 어떤 순간을 넘어가게 되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게 되니까요.
좋은 성장을 하고 싶은 마음은 경영자와 일하는 사람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성장을 하기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현재 자신의 상태값을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어떤 지표일 것입니다.
프랑스의 와인밭을 여행하다보면 밭의 경계선 즈음에 심어진 장미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성장에 관한 이야기에서 갑자기 프랑스와 포도밭, 장미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우시겠지만, 포도밭에서의 장미는 조금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예나 지금이나 와인의 명가로써 그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19세기의 프랑스에서는 필록세라라는 진딧물이 나무 뿌리에 혹을 만들어 포도나무를 거의 전멸에 가깝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미국 품종을 접붙이기 함으로써 포도나무가 실제로 전멸하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고, 이때 전멸하지 않은 포도밭은 밭 근처 장미의 상태가 먼저 이상해지는 것을 보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포도밭의 가장 자리에는 이 필록세라와 각종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장미를 심어 관리했다고 합니다.
또한 필록세라가 지나고 나서 생긴 등급제 덕분에 프랑스는 유럽에서의 공신력 있는 와인 산지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필록세라로부터 등급제의 탄생이 단순히 이어지는 타임라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내 자산에 닥치는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고, 이 자산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어야 결국 제대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은 꽤나 명확해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해 현재의 상황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관리하는 것은 부서를 혹은 직급을 막론하고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에 새로 합류하거나 혹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왜 이 일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증명해야 할 경우들이 생깁니다. 또는 브랜딩이나 리브랜딩을 해야하는 경우에도 이 작업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도 어쩌면 이 방법들을 통해 발굴할 지표들을 활용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순차적인 글을 발행해볼까 합니다.
-브랜드 자산 분석
-부랜드의 무기와 위험 요소 구분
-브랜드 무기의 극대화 / 위험의 최소화
-실행과 아카이빙
최근 종종 그로스 마케터와 그로스 해커에 대한 차이를 여쭈어보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하면서 스스로도 생각을 조금 정리할 수 있게된 계기였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그로스는 어떤 직무 카테고리에 속하는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덕트는 비즈니스의 비전을 실현시켜주는 일종의 프론트단이며, 비즈니스는 그 백엔드단이라고 생각해본다면, 마케팅은 이 두가지 모두를 잠재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로스는 말 그대로 어느 카테고리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일종의 방법론이기 때문에 그로스가 따라 붙는 직무라면, 그 업무를 더 효율적이면서도 고성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봅니다.
위 관점에서 저는 그로스 마케터를 비즈니스와 프로덕트 운영에서의 핵심 지표를 활용하여 더 많은 고객에게 우리의 비즈니스와 프로덕트를 알리는 직무라고 생각하고, 그로스 해커는 비즈니스의 성장동력이 되는 핵심지표를 발굴하고 그 지표를 활성화 시키는 전략과 그 전략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비즈니스와 프로덕트단을 넘나들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보고 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성장은 어떤 툴을 쓰느냐보다 왜 이 일을 시작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깊이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통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 최종 목표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일수록 더욱 가치 있는 성장을 이루어낼 것이니까요.
오늘은 이만 마무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