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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현호 Jan 28. 2018

일하고 싶은 회사를 못 찾아.

지역 청년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하여 

전국의 청년 실업률이 통계 집계를 모집하고 분석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로 2017년 11월 기준 최고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15~29세의 실업률은 9.2%이며 이는 지난 18년 동안의 조사 기간 중 최고치였던 8.8%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통계적으로는 10명 중 1 명 정도가 실업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체감하는 체감 실업률은 24% 내외로 5명 중 1명의 청년은 실업상태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Hired. Fired. 한 단어 차이인데 참 먼 단어네요.


전국적으로도 청년 실업률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경북 지역의 청년 실업률은 전국 최고치인 13%대를 오가고 있으며 경북지역은 10% 내외로 두 자릿수대로 진입한 상황입니다. 지역의 청년 고용률은 낮고 실업률이 높은 이러한 상황에서 해마다 약 8-9천 명의 고학력자(2,4년제 대학 졸업자)등이 취업과 진학을 위해서 지역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년들의 지역 이탈은 지역의 경제 정체 및 경제 성장 동력 저하, 도시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3년 8,177명, 2014년 8,336명, 2015년 7,220명이 지역을 떠났으며 그 추세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주된 이유는 늘어나는 대졸자들에 비해서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업 그리고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을 인터뷰한 결과 자신들의 특기와 전공에 적합한 일자리, 급여와 복지 수준이 괜찮고 평소 관심이 있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지역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청년들은 만족하고 있는 것일까요? 대구지역의 청년 직장인의 비중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청년 직장인 중 약 46%가 비정규직이며 이는 계약직 35%, 일용직, 위촉직, 자영업 등의 11%가 합쳐진 수치입니다. 청년 직장인의 비중에서 정규직이 차지하는 수치는 54%에 불과합니다. 이 중, 대졸 이상의 정규직 비율은 49.3%대이며 이는 전문대졸보다 낮은 상태입니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고용상태가 오히려 더 불안정한 상황임이 대구경북 연구원의 통계자료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청년 직장인 중 약 82%의 청년들이 연봉 3-4천만 원의 임금 수준을 원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실질적으로 3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청년 직장인의 구성은 32% 수준으로 약 50% 내외의 청년들이 자신의 직장의 임금 수준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로 청년 구직자들이 자신의 전공과 자신이 바라는 임금, 복지 수준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지역을 떠나 타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떠난 여정. 


떠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떠나고 있는 것이 지역 청년의 목소리이기도 했습니다.  예비 청년 구직자들을 인터뷰한 결과에서는 약 57%의 청년들이 대구에서 직장을 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주요한 이유로는 익숙한 환경(77%), 수도권에 비해 낮은 생활비(23%), 가족(21%)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나머지 43%의 청년들은 희망급여 대비 낮은 급여와 높은 비정규직 비율 그리고 낮은 직장 만족도로 인해서 지역을 떠나 구직활동을 하고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더 높은 임금과 더 나은 수준의 복지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구직자의 마음이겠지만 이를 조금 더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대구시의 청년 부채율을 들여다보았습니다. 2017년 11월 대구시 청년센터에서  청년부채조사팀을 통해서 실시한 조사 결과 대구시의 청년 부채금액은 인당 2600여만 원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부채금액은 학자금 대출, 생활비 등으로 대학에 입학하여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 그리고 구직기간 동안에 생긴 부채들이 축척되어 생긴 부채가 대부분입니다. 


즉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 첫 직장을 가지기 전에 평균적으로 2600여만 원의 부채를 1 금융권, 2 금융권 등의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지고 시작하게 되는 현실입니다. 부채를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심리적, 재정적 부담이 청년들로 하여금 보다 높은 임금을 기대하는 주된 이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높은 임금을 기대하는 청년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지역기업에서는 서울, 경기 지역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제시하는 임금 수준과 복지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청년 부채의 무게


실질적으로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의 생활물가(주거비, 교통비 등)가 지역보다 비싸기 때문에 지역에서 조금 낮은 임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체감 임금은 비슷할 수 있지만 청년들에게 타인의 시선은 중요한 요소 이기도했습니다. 임금은 청년 그 자신과 오랫동안 자신을 뒷바라지 해온 부모님들의 좋은 직장에 대한 자부심, 자신감과도 깊은 연결관계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우리 딸이 연봉이 얼마인데.” 하는 이러한 요소들도 간접적으로 청년들에게 더 높은 임금의 직장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지역 정부에서는 청년들의 기대 수준을 다 채우지는 못하더라도 지역 기업들에 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청년 통장 등을 통해서 지역의 중소, 중견 기업 등에 근무할 경우 일정 시간 근무 후에 1천만 원이 넘는 목돈이 통장에 적금되는 청년 연금, 청년 마이스터 통장 등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실업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역경제에서 청년은 문화체육활동의 허리 역할뿐만이 아니라 사회 경제 인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청년의 지역 이탈로 인해서 지역의 경제, 문화 동력 상실에서 초래된 도시 노령화, 유령화 문제는 심각한 지역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에 대구시와 경북도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국비 598억 원, 시비 447억 원, 기타 393억 등 총 1429여 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서 2020년까지 청년 상시 일자리 1만 2000개 창출과 기술 창업 300개사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고용친화기업을 청년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임금, 복지 등의 다방면에서 청년 고용친화환경을 갖춘 청년 고용친화 대표기업을 40곳 선정하여 경영운영에 대한 세재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지역이탈을 막기 위해서.


시와 도 차원에서의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투입하고 있고 앞서 열거한 다양한 정책들이 이미 실행되고 있지만 해마다 청년들의 지역 이탈과 실업률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우선 상시 일자리 1만 2000개 창출을 위한 창업지원과 공기업, 공기관의 일자리를 신규 개설한 것은 일시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완화하는 듯이 보이지만 청년창업기업들의 평균 생존율(5년 이내 생존율 평균 30% 미만)을 고려하고 공기업, 공기관의 일자리 신설에 따른 공시생들이 더 몰리는 부차적인 문제들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지역의 청년들이 믿고 취업할만한 고용친화기업을 선정하기 위해서 2년째 운영되고 있는 청년 고용친화기업 정책에는 한계점이 다소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용친화기업의 고용 친화성 지표가 가장 큰 단점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이 고용친화기업에 취업하고자 할 때 기업의 최신 정보와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용친화기업이라는 상징과 마크만으로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주요한 문제입니다. 고용친화기업이라고 취업했다가 청년에게 전혀 고용 친화적이지 않은 이 표면상의 고용 친화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근무 불만이 온라인상에 이슈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기업, 공기관의 일자리를 신규 개설한 것은 일시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완화하는 듯이 보이지만 청년창업기업들의 평균 생존율(5년 이내 생존율 평균 30% 미만)을 고려하고 공기업, 공기관의 일자리 신설에 따른 공시생들이 더 몰리는 부차적인 문제들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지역의 청년들이 믿고 취업할만한 고용친화기업을 선정하기 위해서 2년째 운영되고 있는 청년 고용친화기업 정책에는 한계점이 다소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용친화기업에 대한 믿음과 신뢰 하락.


고용친화기업의 고용 친화성 지표가 가장 큰 단점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이 고용친화기업에 취업하고자 할 때 기업의 최신 정보와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용친화기업이라는 상징과 마크만으로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주요한 문제입니다. 고용친화기업이라고 취업했다가 청년에게 전혀 고용 친화적이지 않은 이 표면상의 고용 친화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근무 불만이 온라인상에 이슈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떠나고 있는데 청년들에게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믿을만한 일자리를 추천해 알려주는 것이 고용친화기업정책의 핵심입니다. 더불어 선정 기업에는 고용환경개선을 위해 지원해주겠다는 것이 주요한 고용친화기업 선정 정책의 시행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기업을 고용친화기업으로 선정하는지 그 기준일 것입니다. 현행 대구시 고용친화기업 지표는 ▲근로조건 ▲근로환경 ▲복지제도 ▲안전성 ▲정성지표 5가지를 바탕으로 고용친화기업을 선정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조건 (대졸 신입 임금 수준, 2년 이내 임금체불 이력, 연봉 2천7백만 원 이상이고, 최근 2년 이내 임금체불 이력이 없어야 함), 근로환경(야근 또는 주말 근로 횟수. 주 1~2일 야근 또는 월 1회 이하 주말 근무 기업), 복지제도(최하 5개 이상 복지제도 구비. 휴가비, 경조사비 지원, 육아 휴직 사용, 교육 지원, 직원 할인, 동호회 지원, 복지 시설 등), 안정성(신용평가 등급)으로 평가하여 선정하게 되고 대부분 지금까지의 고용친화 선정기업들은 제조업에 해당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가 지정한 이러한 고용친화 기업에 대한 청년 구직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단점입니다. 2017년 11월 대구시청년센터의 정책 솔루션 팀(강혁주, 고용 친화성 조사팀)은 관련 부분을 자세히 파고들었습니다.  고용안정성(고용유지율, 증감 근로자의 정규직 구성비율), 고용환경(최근 3개년 이내의 정규직-시간 선택제 근로자수, 임금피크제, 직원 1인당 후생복지기금, 직업능력 개발 관련 시스템), 경영건전성(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율, 최근 2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 1인당 매출액, 1인당 영업이익), 노사관계(노사 협의 기구 운영 및 실적과 내용), 기타 항목(근로자 모집 채용 시스템과 그 구조적 내용)등의 청년들이 바라는 친화기업의 주요한 내용들이 고용친화기업 선정에 잘 반영되지 않아 현재 청년들이 믿고 지원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었는데. 마음 둘 곳 찾기가 쉽지 않아요.


비단 이러한 청년의 일자리 문제가 지역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고 국정운영 최우선 과제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해결하기 쉽다면 이미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도현신 작가는 "실업이 바꾼 세계사"를 통해서 대량해고, 불황, 빈곤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해서 역사 속의 14개의 사례를 통해서 그 심각성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중 세계 제2차 대전을 불러온 최악의 실업 시기였던 1929년의 미국발 경제 대공황에 대한 부분은 읽고 있으면 걱정이 커집니다. 분명히 해결되어야 하고 완화되어야 할 문제인데 참 어렵습니다. 이 시대를 청년의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는 저 또한 청년 실업의 위기 속을 지나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아닌 생존 차원에서도 경각심을 안 가질 수가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해결을 위한 작은 발걸음들을 하나하나씩 해 보아야 하니까요. 


서구의 공단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저에게 지역의 중견, 중소기업들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작지만 강한 히든 챔피언 기업이 지역에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기업들에 대한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아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고 고민하고 있음에도 알아볼 기회가 마땅치가 않다는 것 또한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대한 스토리 텔링을 바탕으로 숨은 지역의 맛과 미와 역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듯이 대구, 경북 지역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고 청년과의 접점을 확보한다면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대구, 경북의 제법 괜찮은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좀 더 맛깔스럽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당분간 해보려 합니다.  그 구체적 방법에 대한 고민, 함께 하실 분이 있을까요?^^


Voice 정말 괜찮은 회사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 알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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