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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ikun May 08. 2018

#10 잼심시간이 된 점심시간

사람을 끌어들이는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최근 점심시간마다 머리를 맞대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잼라이브’ 다. 잼라이브는 네이버 자회사인 SNOW에서 출시한 ‘실시간 모바일 퀴즈쇼’ 앱이다. 매회 상금을 걸고 접속자들이 퀴즈를 푼다. 퀴즈를 모두 맞춘 접속자는 상금을 1/n 하여 나눠가진다. 이렇게 모은 상금은 5만 원 이상이 되면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평일에는 점심시간인 12시 30분에 퀴즈를 진행하고,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에는 2시, 8시에 하루 두 번으로 추가 편성을 하고 있다. 100만 원의 상금이 걸린 평일에는 현재 하루 평균 약 7만 명 정도가 퀴즈에 접속하고 있다. 300만 원이 걸린 일요일 저녁에는 평균 10만 명 정도가 접속한다. 5월 5일부터는 회당 상금이 200만 원으로, 두배로 증가했다. 아마도 지속적인 접속자 유입과 사용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인 것 같다.  

HQ Live Trivia, 출처 - Variety

사실 이 앱의 원조는 따로 있다. 작년에 미국에 출시한 'HQ Live Trivia Game Show'가 미국을 강타했다. 매일 200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접속하고, 현재 상금은 1000달러 ~ 10000만 달러까지 책정되고 아직까지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의 잼라이브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백만의위너' 같은 퀴즈 앱들이 ‘유행을 빠르게 캐치해 더 거대한 상금 규모로 사용자를 모으고 있다. 특히 백만의위너는 자본가들이 앞다투어 퀴즈 방송에 투자해 한화로 약 1억 7000만 원에 가까운 상금을 걸고, 사용자도 평균 400만 명 이상 접속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세 가지 앱 모두 인터페이스나 디자인이 매우 흡사한데, 이는 카피캣인지 벤치마킹인지 혹은 판권을 산 건지는 정확하지 않다.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퀴즈 

이 같은 실시간 퀴즈 앱이 흥행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유저와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점이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퀴즈를 풀어, 상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더해져 좋은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는 신속하고 재미있게 퀴즈를 진행하고, 유저들은 실시간으로 채팅하면서 진행자와 호흡한다. 총 12문제의 퀴즈를 푸는데 15분 정도만 투자하면 되고, 짧은 시간 안에 재미와 상금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포인트다. 또한 퀴즈를 틀리더라도 부활 아이템을 사용해 게임당 1회 살아날 수 있는 점, 부활 아이템을 얻기 위해 친구를 초대하거나 문제를 계속 풀어야 하는 점은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퀴즈를 풀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퀴즈에 참여해보면, 마치 KBS 퀴즈 프로그램인 '1대 100'에 참여한 듯한 느낌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특유의 아재개그로 재미있는 진행을 하는 잼아저씨, 잼라이브 화면 캡쳐


실시간 콘텐츠의 전성시대 

바야흐로 생동감 넘치는 콘텐츠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아프리카TV 등의 인터넷 방송, 이를 활용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 그리고 유튜브와 트위치의 다양한 스트리밍 방송들. (특히 최근에 라디오스타를 알게 된 뷰티 유튜버 이사배는 실시간으로만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한다. 그녀의 정성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이처럼 실시간 콘텐츠는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호흡하게 만든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가 된다. 기존의 방송은 굉장히 리니어 한 방식으로 일방적인 시청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TV 프로그램을 포함 인터넷이 연결된 환경이라면 디바이스를 불문하고 능동적인 시청자가 될 수 있다. 과거와 현재 콘텐츠 포맷의 가장 뚜렷한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중국에는 벌써 4개의 앱이 어마어한 상금과 인기스타로 유저를 모으고 있다. 출처 - Cztv


수익은 어떻게? 

모바일 퀴즈쇼의 원조인 HQ Trivia는 최근 협찬 기업의 상품을 걸거나, 배너 혹은 배경에 브랜드를 노출하면서 광고 수익화를 시작했다. 상금은 어떻게 마련할까? 이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이 미래의 거대한 광고판이 될 것으로 말한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사용자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미래의 전략을 투자자들에게 세일즈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투자자들의 돈을 다시 사용자들에게 재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몇백만의 사용자가 같은 시간에 하나의 화면에 집중하고 있다면, 배너 광고 하나만 실어도 파급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세 개의 앱 모두 아직 출시한 지 1년 채 되지 않았고,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가중시키지 않는다면 무리 없이 접속자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스노우의 잼라이브는 이제 막 출시 3개월을 보낸, 걸음마를 준비하는 수준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아마도 수익은 브랜드 광고를 하거나, 부활을 위한 유료 아이템의 판매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잼라이브는 1~2번 문제를 누구나 맞힐 수 있는 넌센스 퀴즈로 출제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신제품을 광고하는 등 PPL을 통한 광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겠다.


한편 퀴즈의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벌써부터 잼라이브는 ‘잼라이브 족보’라고 검색하면 그동안의 문제와 답을 정리해놓은 사이트들이 등장한다. 현재 잼라이브는 기출문제를 섞어 퀴즈를 진행하고 있는데, 혹시 족보의 데이터가 계속해서 쌓이면 과거의 ‘큐플레이 족보’, ‘퀴즈퀴즈 족보’와 같은 검색 사이트도 등장하지 않을까 조금 우려스럽기도 하다. 물론, 1대 100과 같은 퀴즈 프로그램을 보면 굳이 기출문제를 출제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잼라이브는 단순 문장형 퀴즈 말고도 이미지 퀴즈나 영상 퀴즈 등을 가끔씩 출제하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인 것 같다.


매우 신선한 퀴즈나 넌센스 퀴즈도 많이 나온다. 

이처럼 모바일 퀴즈 앱은 부담스럽지 않은 시간대에, 아주 조금의 시간만 투자해 퀴즈를 풀고 실제로 상금까지 받을 수 있어 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자극한다. 예전부터 퀴즈퀴즈와 같은 게임, 골든벨이나 1대 100과 같은 퀴즈에 친숙한 세대라면, 친구나 동료와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절하다.  퀴즈 앱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꾸준한 유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당분간은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한다. + 나도 하루빨리 상금을 만져볼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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