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소리가 나를 할퀼 때, '향기 갑옷'을 입기로 했다
"왜 이렇게 예민해?"
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말입니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작은 소리, 희미한 냄새, 낯선 공간의 공기마저도 저에게는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자극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초민감자(Highly Sensitive Person, HSP)'의 삶은 잦은 오해와 스스로를 향한 자책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질문은 성인이 되어서도 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습니다.
'남들은 다 괜찮은데, 왜 나만 이럴까.'
이 질문은 평생 저를 따라다닌 꼬리표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 변화에 내 기분이 널을 뛰고, 영화 속 슬픈 장면에 며칠씩 마음 아파하고, 좋은 향과 나쁜 냄새에 유독 크게 반응하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자극을 온몸으로 받아내느라 늘 쉽게 지쳤고,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저의 이런 모습은 사회생활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감정적이다', '까다롭다'는 오해를 사기 일쑤였죠.
저는 제 예민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둔감한 사람인 척 연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그럴수록 제 안의 진짜 나는 점점 닳아 없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초민감자(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질병이 아닌, 타고난 기질. 외부 자극을 다른 사람들보다 깊이 처리하는 신경 시스템을 가진 사람들. 그 설명을 읽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흩어져 있던 내 삶의 조각들이 마침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섬세하게 세상을 느끼는 사람이었을 뿐이구나.'
그날 저는 처음으로, 제 자신을 온전히 긍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 깨달음 이후, 저는 저와 같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제 주변에는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면서도, 남몰래 저와 같은 감각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우리가 가진 이 섬세함이 결코 약점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오히려 세상을 더 깊이 공감하고,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저희는 작은 용기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과거의 우리처럼, 세상의 소리를 꺼버리고 싶을 만큼 혼자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괜찮다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배우고 터득한 방법들을 모아, 예민한 감각 때문에 움츠러든 사람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돕는 '작은 안내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만약 제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면, 더 이상 혼자 참아내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예민함을 억누르는 대신, 그것을 이해하고 다스리며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아갈 시간입니다.
지금, 텀블벅에서 '이로우라'를 검색하고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당신의 후원은 예민한 사람들이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큰 용기가 됩니다.
"당신의 예민함이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이로우라가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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