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민감자의 집착과 통제 욕구를 위한 아로마테라피

꽉 쥔 주먹 속에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by 이지현

당신의 머릿속은 세상에서 가장 바쁜 타임머신과 같습니다. 수시로 과거로 돌아가, 그때 했던 말실수나 잘못된 선택을 곱씹으며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끝나지 않는 재판을 엽니다.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날아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최악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완벽한 대비책을 세우느라 밤을 지새웁니다. 이처럼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통제 욕구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지금, 여기'의 순간은 온전히 살아내지 못합니다. 눈앞의 커피는 향기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는 흐릿해지며, 현재의 삶은 그저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정거장이 되어버립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우리를 옭아매는 집착과 통제 욕구의 뿌리를 깊이 탐색하고, 이 꽉 쥔 주먹을 부드럽게 펼 수 있도록 돕는 '내려놓음'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내려놓음'은 포기나 무기력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평온하게 받아들이고, 나의 에너지를 오직 '지금,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가장 지혜롭고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그리고 '향기'는 우리의 이성적인 저항을 우회하여, 뇌의 가장 깊은 곳에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우리를 현재라는 가장 안전한 항구로 되돌려놓는 향기로운 안내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왜 우리는 놓지 못하고 꽉 쥐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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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정보 처리'와 미래 예측 시뮬레이션

초민감자의 뇌는 모든 정보를 깊이, 그리고 다각도로 처리합니다. 이 '깊은 정보 처리(Depth of Processing)' 특성은, 우리가 미래를 계획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가능성과 변수를 고려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계획할 때, 우리는 단순히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하는 것을 넘어, 날씨 변화에 따른 옷차림, 현지 식당의 평점과 메뉴, 이동 경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돌발 상황, 그리고 각 선택이 여행의 만족도에 미칠 영향까지 완벽하게 시뮬레이션하려 합니다. 이러한 철저함은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를 '완벽한 계획'이라는 환상에 집착하게 만듭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작은 변수 하나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미묘함 감지'와 잠재적 위협 탐색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미묘한 단서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는 잠재적인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피하려는 생존 전략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이 능력은 우리를 만성적인 경계 상태에 머무르게 하고, 세상을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회의실의 미묘한 긴장감, 파트너의 약간의 말투 변화, 경제 뉴스의 작은 변동 등 모든 것을 잠재적인 '문제 신호'로 해석하고, 그 문제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통제하려는 강한 욕구를 느낍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변수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이 통제 욕구는 우리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들고, 세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신뢰하지 못하게 하며, 삶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원인이 됩니다.


과거의 상처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방어기제

과거에 겪었던 실패나 상처의 기억은, 우리의 뇌에 매우 생생하고 강렬하게 각인됩니다. 특히 감정적 반응성이 높은 초민감자에게, 과거의 고통은 희미한 기억이 아닌 여전히 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의 상처에 집착하고, 그 순간을 끊임없이 곱씹는 '반추 사고'는, 사실 그 고통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비롯된 미숙한 방어기제입니다. "그때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완벽하게 분석하면, 다음번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집착은 우리를 과거라는 감옥에 가두고, 현재를 살아갈 에너지를 빼앗아갈 뿐입니다.




'내려놓음'의 뇌과학: 통제와 수용의 신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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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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