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인 마음을 이해하는 아로마테라피

현재의 감정, 그 아래 숨겨진 이야기

by 이지현

평온하게 차를 마시던 오후, 갑자기 울컥 슬픔이 밀려오거나 동료의 사소한 칭찬에 예상치 못한 안도감을 느꼈던 적이 있으신가요?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런 감정의 파도는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쌓여있던 과거의 감정들이 건드려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 아래에는,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수많은 기억과 경험들이 층층이 쌓여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흙과 모래가 쌓여 지층이 만들어지듯, 우리의 마음에도 시간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갑니다. 표면에는 현재 느끼는 감정들이, 그 아래에는 최근의 경험들이, 그리고 더 깊은 곳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마음의 층들은 서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현재의 스트레스가 과거의 잊고 지냈던 마음을 건드리기도 합니다. 지금 겪는 감정의 흔들림은 어쩌면 깊은 곳에 있던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복잡하게 얽힌 마음의 층들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섬세한 도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성적인 생각만으로는 닿기 힘든 무의식의 영역까지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향기'입니다. 후각은 우리의 기억과 감정을 관장하는 뇌 영역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어, 잊고 있던 마음의 조각들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향기를 통해 마음속 깊은 곳에 쌓인 감정들을 천천히 살펴보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왜 초민감자의 마음에는 기억이 더 깊이 남을까?

섬세하게 기억되는 경험들

초민감자(HSP)는 정보를 깊이 받아들이는 특성 때문에, 경험을 시각, 청각, 감정 등 다양한 감각 정보와 함께 세밀하게 저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일을 떠올릴 때 당시의 분위기나 냄새, 미묘한 감정까지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도 이런 이유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칭찬이나 상처가 유독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그만큼 당신이 매 순간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생생하게 저장된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도 희미해지지 않고 현재의 감정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강렬했던 감정의 흔적

우리의 뇌는 인상 깊었던 경험, 특히 감정적으로 강렬했던 순간들을 더 잘 기억하려고 합니다. 편도체가 민감한 초민감자의 경우, 두려움이나 수치심 같은 감정을 더 크게 느꼈을 수 있고, 그 기억이 마음에 깊은 자국을 남겼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상황이 과거와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뇌는 과거의 기억을 불러와 우리를 보호하려 합니다. 상사의 지적에 어린 시절 혼났던 기억이 떠올라 위축되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현재의 스트레스로 인해 다시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지내다가도 힘든 일이 생기면 유독 예전의 상처가 생각나는 것은, 마음의 층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상황에 비해 조금 크다고 느껴진다면, 혹시 과거의 마음이 함께 반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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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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