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잎사귀가 뿜어내는 달콤한 청량감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향기를 꼽을 때 민트(박하) 계열은 결코 빠지지 않는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스피어민트는 오늘날 치약, 추잉껌, 그리고 모히토 칵테일을 통해 현대인의 후각과 미각에 가장 친숙하게 각인된 식물이다. 대중적으로는 강렬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는 페퍼민트와 자주 혼용되어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나, 식물학과 향료의 역사에서 스피어민트는 페퍼민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인류의 삶에 뿌리내린 원형적인 민트이다.
꿀풀과에 속하는 이 다년생 허브는 잎사귀에서 멘톨 특유의 찌를 듯한 냉감 대신,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섞인 청량감을 발산한다. 극한의 차가움으로 감각을 마비시키는 대신 위장과 신경을 부드럽게 다독이는 온건한 약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식탁을 이 풀로 문질러 환대의 향기를 내었고, 중세인들은 구강 위생을 위해 잎을 씹었으며, 대항해 시대의 이주민들은 낯선 대륙에서 위안을 얻기 위해 이 식물의 씨앗을 품고 바다를 건넜다. 이번 글에서는 스피어민트의 어원적 기원부터 고대의 제단과 미식 문화, 그리고 현대의 아로마테라피에 이르기까지 이 달콤하고 청명한 식물이 걸어온 궤적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스피어민트(Spearmint)라는 영어 명칭은 식물의 잎 모양에서 직관적으로 유래했다. 잎사귀의 끝이 뾰족한 창(Spear)의 형태를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둥글거나 넓적한 다른 꿀풀과 식물들과 구별되는 시각적 특징을 이름의 기원으로 삼은 것이다. 고대부터 농부들과 약초학자들은 다양한 민트 종을 구별하기 위해 잎의 생김새나 서식지의 특징을 바탕으로 명칭을 부여했다.
스피어민트의 속명인 멘타(Mentha)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멘테(Minthe)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지하 세계의 신 하데스가 멘테와 사랑에 빠지자, 이에 질투를 느낀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가 멘테를 무참히 짓밟아 풀로 만들어 버렸다는 신화적 배경을 지닌다. 하데스는 그녀를 가엾게 여겨 짓밟힐수록 더욱 짙고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는 능력을 부여했다.
식물학적 분류에서 스피어민트(Mentha spicata)는 가장 원초적이고 오래된 민트 종 중 하나로 꼽힌다. 오늘날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페퍼민트(Mentha piperita)는 사실 자연 상태에서 스피어민트와 워터민트(Mentha aquatica)가 교잡하여 탄생한 후대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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