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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아래 Mar 14. 2023

차분하고 따뜻하게 영롱이는

숲마마키친 전시 노트 - 안신영작가 "Structuralize" 전

    숲마마키친에 여러 작가의 그림을 소개하기로 한 이후 나름의 루틴으로 정해진 것은, 오라버니가 운영하는 홍대 카페모노블럭에서 먼저 전시후 장충동 숲마마키친으로 옮겨 전시하는 것입니다. 이 루틴으로 벌써 5번째로 숲마마키친에 작품을 소개하게 된 작가는 안신영 작가입니다. 작품은 작가를 닮는 다는 썰 대로라면 단연 안신영 작가에게 딱 맞는 얘기이겠다 싶게 그녀의 작품은 차분하고 색감 또한 부드러운 파스텔 톤입니다. 

    

    작가노트를 받기 전 그림을 먼저 접했던 터라 작품을 대한 첫 인상은 강한 라스트터치가 없는 심플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작가를 대신해 그림을 직접 설치하며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재배치하는 동안 천천히 다가오는 진지한 반전을 발견했습니다. 재료에 대한 설명을 묻고 답을 듣는 과정에서 프린트기법이 아닌 프린트한 종이가 판화지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그리는 재료가 아닌 그려지는 캔버스의 질감자체가 가진 독특함에 대해 새로이 바라볼 수 있었고, 그 위에 올려 표현한 반짝이는 재료가 적절한 포인트로서 작가가 의도한 각각의 사람이 가진 내,외면의 개성에 대한 표현이라는 부분을 이해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플한 표현에 비해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풀어가는 그녀의 작품은 숲마마키친 매장에 전시된 것이 아닌 지난 개인전에서 보았던 대형 작품에서 그 의도를 강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을 지나고 나니 상기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Structuralize" 구조화하다 라는 주제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소통하는 방법들, 특히나 이렇게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서로는 익명성이나 동시에 자기과시적이며, 때로는 부풀려진 허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 사이에서 각자의 진정성은 잘 전달되기 어렵거나 오해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 순간들이나 관계들을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6점의 연작으로 표현하였는데 작품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나, 상대방, 그리고 그 사이에 흐르는 모호한 기류, 주변에 녹아들거나 반대로 그 사이에서 두각되기도 하는 순간들이 추상적인 형태, 마치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기도 하고, SNS나 포털에 떠도는 정보들과 같이 형이상학적으로 느끼는 것에 불과한 것을 작가만의 표현으로 시각화하여 구체적인 형과 색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보는 사람마다 그 느낌은 다르고 이 이미지는 작가만의 표현이므로 맞다 틀리다라는 평가는 불필요할 것입니다. 다만 다른 어떤 추상작품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작가만의 표현에 공감하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방법이겠습니다. 

    

    나는 특히 빛에 반사되는 레진이나 아크릴의 사용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질감이 돋보이는 작품에 눈길이 갔습니다. 재료의 질감으로 인해 보는 즐거움을 통해 완곡히 표현한 개인들간의 관계나 소통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 의미를 투영해 보게 하고 의도적으로 최소한으로 표현한 정보나 설명에 대해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여러 의도를 굳이 읽으려는 노력 없이라도 오래된 건물의 낡은 벽면, 공간과 어우러져 따뜻하게 영롱이는 그림으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숲마마키친에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숲마마키친은 서울 중구 장충단로에 위치한 캐주얼레스토랑으로, 여러 작가의 작품을 불특정다수의 손님들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프로젝트 갤러리로 함께 운영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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