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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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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아래 Feb 02. 2024

생오이 싫지만 익히건 먹기 좋아

엄마 난데 : 오이김치

    호불호의 대명사 오이. 나는 상황에 따른 오이파인데 오이가 함께 조리하는 다른 재료를 모두 이겨 너무 오이오이한 음식의 오이는 싫다. 예를 들어 김밥오이. 맛나는 김밥을 망치는 주적의 재료이다. (물론 제목이 오이김밥이라면 인정) 그러나 살짜콩 숨이 죽어 쌩오이의 향이 죽은 오이라면... 예를 들어 탕수육 소스에 들어간 익은 오이라던가 말이다. 그건 또 독특한 질감과 향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오이를 안 먹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오이오이한 향이 적당히 적당했으면 하는 소망으로 오이를 대하는 입장에서 오이김치는 또 다른 세상. 쫑쫑 썰어 양념에 무쳐 담근 오이김치는 집 나간 입맛 찾아주는 반찬계의 맛형사라고 할 수 있지.  

     지난달 말에 오랜만의 단체도시락 주문이 있어서 오랜만에 오이김치를 담갔다.  소박이로 둥글게 자른 오이 속에 부추양념 쏙쏙 넣는 소박이로 담그기도 하지만 먹기 좋고 담기 좋게 납작이로 썰어 담그기로 했다. 오이가 개당 1500월 1700을 하는 시대이다. 3개 들이 2240원짜리 5봉을 샀다. 오이가 생각보다 얇고 짧다. 길쭉이로 자르려고 반도막을 내고 보니 씨 부분 발라내는 게 귀찮아 숨덩숨덩 모양 그대로 잘라봐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소금에 절이기 직전 엄마께 여쭤봐야지 모양이 어떤지만 물으려고 했는데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셨어. 끓는 소금물에 오이를 데쳐서 쓰는 걸 새로 배웠다.


아 눈부셔. 내가 담근 오이김치 너무 눈부셔!

엄마난데 오이김치


오이 3개 분량

부추 쫑쫑 썰은 것 수북이 5T

양파 채 조금

마늘 3개 간 것

고춧가루 1T

소금 1/2t

매실액 1T

맛술 1/2t

까나리 액젓 1/2t

통참깨


오이는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 끓는 소금물에 데친다

찬물에 헹구고 물을 뺀다


위의 양념을 미리 섞어둔다

오이는 고춧가루를 조물조물 미리 묻혀 준다.

고루 무친 오이에 섞어둔 양념이 고루 묻도록 잘 뒤적뒤적하여 무친다.

꾹꾹 눌러 상온에 2-3일 두고 익힌다



끓는 물에 데쳐서 쓰는 부분이 이번에 엄니께 배운 킥이었다. 아삭한 식감과 파란 색감이 모두 잘 살아났다.

이렇게 잘 익혀진 오이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구.



그 오이김치 담아 보낸 도시락. 김장김치가 넘 맛나게 익어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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