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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Nov 11. 2024

POB 의 백조의 호수를 영화관에서




요즘 나는 영화관에 영화만 보러 가지는 않는 것 같다. 일반 영화가 아닌 콘서트나 공연 필름을 보는 비중이 꽤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박세은 발레리나가 주역을 맡은 “백조의 호수”가 아이맥스로 상영된다고 하길래 봐야겠다 싶어서 용산 CGV 를 방문했다.


“겨울 왕국 2” 이후, 아이맥스는 처음이었다. 아이맥스가 이상하게 눈이 피곤하거나 어지러울 때가 있어서 잘 보지는 않는 편이지만 화면이 크기는 해서 시원한 면은 있었다. 특히 공연장에서 보면 작게 보일 무용수들의 움직임들을 크게 볼 수 있는게 장점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을 보고 내가 백조의 호수를 본 적이 없나, 싶을 정도로 약간 조금 낯선 느낌이 있었다. 나중에 보니 2022년에 봤던 국립 발레단 버젼은 해피 엔딩으로 끝났었는데, 파리 오페라 버젼은 새드 엔딩이라 조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서 그랬던 것 같다.


공연 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굉장히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갑자기 이거 보고 레포트 쓸 일이 생겨 더 그렇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거 이외에도 이제는 동작과 테크닉들을 볼 때 거의 다 알아보게 되어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박세은 발레리나는 백조도 좋았지만 흑조인 오딜 역을 할 때 더 발랄해 보여서 좋았던 것 같다. 흑조에 넘어간 지그프리드 왕자가 나중에 백조인 오데뜨를 잃고 벌 받는 장면이 왠지 짠하기는 했는데, ‘그러게 잘하지 그랬어,’ 약간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쨌든 이렇게 요즘 콘서트나 발레, 클래식 공연들을 영화관에서 상영해주는게 꽤 좋은 것 같다. 전 세계 모든 공연들을 갈 수는 없는데, 꼭 보고 싶은 공연을 이렇게 가까운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편하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공연장이 그립기도 했다. 다들 박수를 치고 싶은데 눈치 보며 못치는게 조금 아쉽기도 했고, 두시간 반이 넘는 공연을 인터미션도 없이 보는게 조금 힘들긴 했다. 뭔가 인터뷰나 커튼콜 편집본, 인터미션까지 있는 필름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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