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 다시, 그림이다

by 모현주



블룸버그 뉴스의 수석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틴 게이퍼드가 쓴 <다시, 그림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학부 시절로 돌아가 약간 예술 교양 수업을 듣는 것 같았다는 것. 사진이나 영화, 미학 교양 수업 같은 거 듣는 느낌이었달까. 물론 미술 평론가와 아티스트와의 대담집이기 때문에 그런 수업들보다 더 생동감있고 가깝게 느껴졌고, 왠만한 전시 도록보다 훨씬 알찬 내용이 담겨있었다. 요즘 도록을 잘 안사는데, 이 책은 전시 보고 사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화, 사진, 영화, 무대 미술, 빛에 대한 태도들은 역시 흥미로웠다. 원근법에 대한 기술적이면서고 미학적 설명들은 쉽지는 않았지만 그가 “보는 사람”이 드러나는지와 드러나지 않는지에 초점을 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고흐에 대해 “굉장히 열심히 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것이 공감 가기도 하였고 말이다.

그의 이러한 시선들은 중국 등 동양의 그림들, 풍속화나 풍경화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전시 생각이 많이 났다. 이는 명백히 동양화들이 자연을 소재로 삼기는 하지만 이들이 “자연주의” 혹은 “보는 사람을 지워내는 과학적인 원근법”을 채택하지 않기 때문이기 때문이리라.

그가 정원 혹은 공원에 대해서 하나의 “무대미술” 혹은 “자연극장”이라고 평한 것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에게 연극이나 오페라 등의 무대 미술 작업은 그가 자연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중요한 작업의 일환이었기도 하다. 특히 무대에서 조명, 빛을 사용하는 방식은 빛이 이미지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탐구하고 적용하는 일환이었기도 하다. 이는 보통의 미술 작가들이 무대 미술을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태도들과는 비교되는 것이기도 하다.

많은 면에서 나도 호크니와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좀 반가운 면이 있었다. 원근법, 혹은 원근법의 해체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해준 면도 있었고 말이다. 다만 전시 영상에서 이야기했던 그의 물에 대한 애착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안나와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던 점이었다. 약간 에세이라기보다는 전문적 강의의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현재 현대 미술의 흐름을 알고 싶거나 호크니의 미술 세계에 대해 보다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다.

• 책을 읽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 세계를 한 줄 요약해 보자면,

“(사진이 아니라) 다시 그림이다,
그리고 그림은 글이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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