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에서 2003년 1월이었나 그 무렵에 두달 정도 뉴욕에서 거주한 적이 있다. 단기 어학 연수 겸 여행 겸 해서 있었는데, 한 달은 브롱스에 있는 세인트 마가렛 매리 스쿨 기숙사에서 또 한달은 브루클린 폴리테크닉 기숙사에서 머물렀다. 생각보다 브롱스가 맨해튼이랑 좀 거리가 있어서 나중에 어학 센터와 숙소를 맨해튼과 조금 가까운 곳으로 옮긴 것이다.
⠀
그 때 정말 실감한 것이 바로 맨해튼과 같은 미국 대도시들의 어마어마한 집값이다. 맨해튼과 가까운 브루클린 브릿지 주변에 지은 신축 대학 기숙사 건물이었지만 좁은 2인 쉐어 기숙사 렌트도 1인에 1500-1700불 (160-180만원)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보증금이나 전세 제도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미국 대도시에서 월 200만원 이하에 거주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봐야 한다.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뉴욕이라는 도시에 머물렀는데 그 때는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사실 테러 나고 얼마 안되었을 때라 경비도 삼엄하고 매일 뉴스에 경보도 뜨고 그러기는 했지만 워낙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록펠러 센터 앞 스케이트장이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참 예뻤던 기억이다.
⠀
물론 뉴욕의 겨울은 생각보다 훨씬 추웠다. 영하 20도라는 날씨를 처음 체감한 나는 처음으로 진짜 추위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라고 실감했다. 신발에 털이 없으면 너무 발이 시렸고, 폭설이 와서 허벅지까지 눈이 왔을 때 재난 영화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요즘은 온난화 때문인지 그렇게 춥지 않다고는 하지만, 이 때의 경험은 이후 박사과정을 남쪽으로 지원하게 만들기도 했다.
⠀
미국에서 박사 과정할 때 한번인가 뉴욕에 놀러갔던 것 같고, 그 다음에 콘서트도 보고 지인들도 만날 겸 방문하려고 했던 여정은 스노우스톰으로 인해 비행기가 캔슬 되면서 무산됐었다. 미국은 나라가 커서 그런지 자연 재해의 스케일이 커도 너무나 크다. 이번에는 봄에 가니까 스톰 같은건 없겠지;
⠀
지난번에 하이라인 파크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것 같아 이번에는 꼭 다녀와보려 한다. 게다가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베슬과 2020년 3월 11일에 개장한다는 엣지 전망대도 꼭 가보고 싶다. 여행 계획 짜면서 뉴욕 여행 서적을 좀 찾아 봤는데, 뉴욕 여행서 중 가장 최신판인 <지금 뉴욕> 괜찮은 듯. 여기에도 베슬 까지만 나와 있고 엣지 전망대 정보는 안나와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