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을 부탁해』 1기 좌담회 토론 후기 글
얼마 전 다양한 필드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과 함께 '꼰대 직장인의 뉴노멀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두가 한 번쯤은 ‘혹시 나도 꼰대는 아닐까?’라는 고민을 해봤을 것입니다. 좌담회 진행에 앞서 관련 주제에 대해 나름 스스로 고민한 흔적들을 정리해 보며, 조직과 세대의 공존을 고민하는 HRer의 시선으로 답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흔히 ‘꼰대’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며, 본인의 경험만을 정답으로 여기는 태도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꼰대’라는 표현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표현 방식이나 관계 맺는 태도가 오늘날 조직문화와 다소 맞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꼰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보고 싶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이를 전수하려는 멘토
기준과 규율을 통해 균형을 잡아주는 리더
조직의 역사와 맥락을 전달하는 스토리텔러
반면, 요즘 꼰대를 정의한다면 더 은밀하고 교묘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스로는 꼰대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일방향 소통을 반복하거나 특정 방식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본질은 같지만 마치 포장지가 다른 느낌이랄까요?
저는 ‘선천적 꼰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누구나 신입사원, 팀원, 팔로워의 단계를 거칩니다. 처음에는 위계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려운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위치가 올라가고, 자신만의 전문성과 성공 경험이 쌓이면 “내 방식이 정답”이라는 자기 확신에 빠지기 쉬워집니다. 이 과정이 바로 ‘후천적 꼰대’로의 진화일 수 있습니다.
경험 전수, 기준 제시, 암묵지 공유 등 꼰대의 긍정적 기능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일방향적으로 고집을 부리고, 세대 간 소통을 단절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할 경우 조직 다양성과 활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콘텐츠 산업처럼 트렌드와 창의성이 중요한 업종에서는 ‘꼰대화’가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꼰대스러운 태도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그 존재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수많은 현장을 누비며 조직을 지켜온 이들이 가진 레거시와 전문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시대가 바뀐 만큼 태도와 접근 방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오늘날에도 적용하려면, 더 많은 경청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꼰대는 마이크를 내려놓고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일방적 전파자에서 진정한 경청자로 변해야 합니다. MZ세대 역시 리더의 의도를 단순히 ‘꼰대짓’으로 단정하기보다,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공존은 ‘듣는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구찌의 ‘리버스 멘토링’ 사례는 좋은 시사점을 줍니다. 젊은 세대의 통찰을 반영하기 위해 임원이 신입사원에게 배우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또한 ‘그림자 위원회’처럼 주요 의사결정 이후 30세 이하 구성원들과 논의하는 공식 구조도 인상적입니다. 이런 제도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경청과 존중이 조직의 문화로 내재화되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꼰대는 조직의 문제일 수 있지만, 동시에 자산일 수도 있습니다.
HRer는 단순히 ‘퇴출’이 아니라 ‘전환’을 고민해야 합니다.
경험과 전문성을 존중하되, 경청하는 태도와 유연한 소통을 장려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꼰대’를 ‘스토리텔러’로 바꾸는 일, 그것이 바로 오늘날 HR이 해야 할 과제일지 모릅니다.
https://zdnet.co.kr/view/?no=20250729165530
(본고는 지디넷코리아에서 주관하는 『HR을 부탁해』 1기 필진들이 참여한 좌담회에 필자가 직접 언급했거나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정리하여 공유드리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