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Kona, 1996)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당신의 휴대폰 속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 있습니까? 그중 가장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요즘 세대가 즐겨 듣는 아이돌 음악을 시류에 맞춰 들어보기도 하고, 학창 시절 즐겨 듣던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반가운 곡들을 꺼내 듣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멜로디와 비트는 한껏 트렌디하고 힙하지만, 정작 가수가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곡이 사회나 개인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명확히 와닿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사 한 줄 한 줄을 곱씹기보다, 그저 흘러나오는 리듬에 맞춰 흥얼거리다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요즘은 비슷한 비트와 후렴, 반복되는 영어 가사로 채워진 곡들이 부쩍 늘어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저마저도 이제 기성세대가 되어가나 봅니다...).
며칠 전, 오래된 서랍 속 낡은 노트를 꺼내듯, 예전 즐겨 듣던 곡 하나를 다시 찾았습니다. 바로 2인조 보컬 그룹 코나(Kona)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1996)』입니다.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룸바 계열의 느긋한 리듬이 여름밤의 나른한 공기와 잘 어울립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특별한 순간을 밤의 자유로움과 낭만 속에 담아낸 이 곡은, 세상의 소음이 잦아든 시간 속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대화를 그려냅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창법은 아니지만, 가사마다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보컬의 표현은 오히려 세련된 여운을 남깁니다. 요즘 세대가 듣기에 다소 멜로디가 촌스러울 수 있으나, 오히려 그 투박함이 곡을 더 순수하게 만들고 리스너로 하여금 오랫동안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게 합니다.
돌아보면 음악도 HR도 닮았습니다. 당대의 유행을 빠르게 따라잡는 것이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결국 세대를 넘어 오래 기억에 남고, 소비자에게 향유되어 큰 울림을 전달하는 것은 진심이 담긴 서사, 이야기입니다.
흔히 OKR 중심의 성과평가, HR analytics, 생성형 AI 등 다양한 주제들이 HRer의 이목을 집중케 하는 세상입니다. 물론 시류를 쫓는 것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변화를 외면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 지속적으로 안주하게 하고, 성장과 혁신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조직』이라는 어젠다를 다루는 HR은 현란한 기술과 외적인 포장에 천착해서는 안 됩니다. 투박하지만 진심과 맥락이 담긴 서사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글로벌이나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제도이기에 비판적 사고와 맥락 없이 관련 프로그램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도입하는 것은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행가처럼 휘발되기 쉽습니다.
저는 서사의 힘을 믿습니다. 음악이 청중과 공명하듯, 조직과 사람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나갈 때에 HR도 구성원과 공명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유행을 쫓기보다 진심 어린 이야기를 전하는 스토리텔러, 그것이야말로 HR의 본령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