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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lee Jul 10. 2024

10년차 직장인의 이직 도전기, 이젠 쉽지않다.

프로 이직러라 생각했지만, 연차가 올라갈수록 이직하긴 어렵다.

Chapter 1. 나는 왜 이직을 고려했을까?

나는 22년 온라인 커머스 회사의 결제 자회사에 입사하였다.

이미 여러번의 커머스 회사를 경험하며, 회원-상품등록-상품전시-리뷰-데이터프로덕트-BI-LOG-셀러 등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 하였기에, 커머스엔 큰 미련은 없었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않으면 적자를 거듭했기에, 이전 직장에서는 SaaS향 데이터 플랫폼 프로덕트의 PM으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안타깝게도 구조조정을 시작하였고, 담당하던 제품 부문이 해체되는 상황을 맞이하며, 

(네카라쿠배 중에 이런일이 있다고? 를 첨 겪었음)

이전 직장의 사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너 결제 한번 해볼래?"

사실 나는 결제회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결제업의 본질은 "돈을 잘 받아서 잘 주는일(결제 수수료)" , "돈을 잘 빌려줘서 이자를 받는 일", "좋은 상품을 소개해줘서 수수료를 받는 일" 등으로, 1) 직접 돈을 버는 일이 아니고 수수료가 업의 본질이었고, 2) 리걸이슈가 존재하였으며, 3) 결제 Transaction은 매우 짧아 고객과 만나는 시간 자체가 짧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K사의 결제는 달랐다. 왜냐하면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공급자와 판매자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만약 Stripe 처럼 공급사와 판매자의 모든 Cash flow를 담당한다면?'

'월급주는 일 부터 전표, 세금계산서 발행과 같은 중요하지만 담당자를 두기 힘든 일을 대신 해준다면?'

'자체 몰 구축 시, 복잡한 결제연동부터 정산을 쉽게 만들어준다면?'

'여러 몰의 매출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해준다면?'

이란 비전이 있었고, 이는 단순히 결제 수수료 비즈니스가 아닌 SaaS 형태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서 과감히 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입사하고, 간편결제 및 여러 서비스의 뒷단을 책임지며,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명 남짓 스타트업에서 PO로 근무하며, 도메인의 비전과 로드맵을 세우고, 구성원을 설득하면서 일을 만들고,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었다.


하지만, 회사가 어느정도 안정화 되고나서, 아래의 상황이 야기되자 나는 주저없이 이직이란 옵션을 고려하게 되었다.


[1] 책임과 권한의 분리

회사가 모회사에 합병되면서,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제품 관리자로써 제품의 문제와 이니셔티브를 100% 책임지는 구조였다면, 바뀐 조직의 리더는 나에게 '기획자(a.k.a BO????, BO는 그 어떤 회사에서도 들어본적 없는 역할이었다.)'를 요구하였다. 바뀐 조직의 내 역할은 아래와 같았다.

- 역할

1. 개발자와 사업부서 사이에 커뮤니케이터

2. 개발 전체 로드맵엔 관여하지 말 것

3. 기획서를 쓰는 일

마치 SI 업체의 기획자 역할을 강요 받으면서, 기존에 PO의 책임은 다 지라고 하니.. 정말 회사생활이 쉽지 않았다.

[2] 직급과 직책의 괴리감

입사 시, 나의 Job level은 팀장급 레벨이었다. 조직개편이 되며, 기획팀의 팀원으로 소속되었고, 리더는 직급과 직책의 개념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팀원이면 팀장에게 보고하라. 너는 어떤 권한도 없다. 라는 코멘트를 지속하였다. 담당 도메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수직적인 보고체계로 문화를 만들어 버린 상황에서, 하루하루가 정말 쉽지 않았다.

[3] 일에 대한 태도

나는 대기업, 네카라, 스타트업 등을 경험하면서, 일이 되는 문화와 일이 안되는 문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생겼다. 

- 일이 되는 문화

1. 일의 핵심 성공 지표와 목표가 무엇이고, Pain-points를 명확히 인지한다.

2. 일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리소스와 mvp 형상을 모두가 sync한다.

3. 일을 수행할 때, 리스크가 발생하면 각 Hierarchy에서 수행 가능한 범위에서 리스크를 햇징한다.

- 일이 안되는 문화

1. 위에서 시키는대로,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 안하고 일을 내리는 문화

2. dependancy가 있는 업무에서 타 동료를 외주사 다루듯이 일정을 찍어 내리는 문화

3. 한번 구축하고 끝낸다. 최대한 리소스를 많이 투자한다. 책임은 지지 않는다 는 개발문화

이전에는 일이 되는 문화였다면, 조직이 바뀌면서 일이 안되는 문화가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여러번 조직에 에스컬레이션 하였지만 아무도 이 상황을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았다.


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내 비전과도 멀어지게 되었으며(합병), 내가 일을 잘하는 문화도 절대 아니었기에 이직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Chapter2. 어떤 회사가 fit한가?

이직을 결심이 서자, 그 다음엔 회사를 찾아야 했다.

나는 보통 기준을 세울 때, DO보단 DON'T을 명확하게 수립하는걸 좋아한다. 

그 관점에서 DON'T는 아래와 같았다.

[1] 총 보상이 깎인다.

[2]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문화와 동료가 없다.

[3] 업이 망할 리스크가 있다.(영업 적자가 계속된다.)


이 관점에서, 대부분의 회사는 filter 되었고, fit한 회사는 5개 이내로 한정되었다.

1. 이커머스 국내 GMV 1위 C사

2. 결제 서비스를 선도하는 B사

3. 데이터 기반 수많은 Transaction을 처리하는 거래소 D사

4. 업을 확장하고, 기업문화가 좋다고 생각했던 S사

5. 기타 스타트업 


Chapter 3. trial and getting feedbacks

B사 면접을 뽀개보자!


우선, 첫 번째 시도는 B사 였다.

B사는 아는 지인이 있었고, 어찌하다보니 추천채용으로 전형을 진행하게 되었다.

주니어 레벨이 아니었기에, 1차 면접 진행 전 CPO님과 커피챗 부터 전형을 시작하였고,

내가 기대했던 문화와 높은 수준의 동료, 그리고 프로덕트 비전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커피챗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당연히 커피챗 이후 1차 면접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PO직군이 바쁘고, 사내에서 내 Position에 대한 논의(TPM / PO / PM)가 길어졌고, 그로인해 1차 전형은 기대보단 느리게 진행되었다.


1차 면접을 진행하며, PO직군의 인터뷰어와 1:1 면접을 두번 연속 보았는데,

직무 인터뷰의 경우 만족도가 매우 좋았다.

(나도 면접관으로 여러번 면접을 참여하였지만, 요즘 트렌드엔 자기소개-강/단점-동료관 보단 본인이 주도한 프로젝트 하나에 대해 완결적으로 deep dive하는걸 좋아하는데, 이 회사의 실무 면접이 그랬다.)

나도 , 면접관도 좋은 vibe를 얻었기에, 당연히 1차는 pass했다고 생각하고 2차면접을 준비.


약 2주뒤, 예상대로 2차면접이 잡혔다.

해당 회사의 지인말에 의하면 직무면접은 아니고, 컬쳐핏을 본다고 했고, 따로 준비할 건 없다기에 마인드만 잘 준비하고 면접에 임했다.


2차면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대학 전공은 무엇이고, 왜 삼수를 하였는지, 첫 회사는 왜 선택했으며 등 내 개인적인 일들을 매우 깊게 물어보았고, (사실 이게 일하는데 뭔 상관이지? 란 생각이 들었으나) 면접자로 성실하게 답하려고 애썼다.


결과는 2차 면접 탈락. 탈락 사유가 내 회복탄력성이 낮다고 하였는데, 아직도 이부분은 동의할 수 없긴 했다.

채용을 끝까지 소통해준 리크루팅 매니저에겐 고마운 마음 뿐이다.


진짜 어려웠던 C사 면접

B사 채용 프로세스가 종료되고 약 한달 뒤, 링크드 메신저로 "너 이 도메인 job oppertunity가 있는데, 한번 trial 해볼래?" 란 콜드메일이 왔다.

몇 번 콜드메일도 받았고, 채용도 진행했던(약 2년전 2차 인터뷰 중간에 채용이 홀드되었고, K사 합격으로 Drop) 경험도 있었기에, "응 그래 한번 해보지 뭐" 란 맘으로 면접에 임했다.


리크루터와의 전화 인터뷰는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너 이 경험 있어? 우리 제품 이런일 하는데 관심 있어? 너 커리어 보니까 이런거 있어서 잘 어울릴거 같은데 너 생각은 어떄? 등의 QnA를 하였고, 곧바로 인터뷰를 잡아줄게 하고 종료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잡힌 1차 인터뷰,

내가 맡게될 도메인의 디렉터와 인터뷰가 잡혔는데, 그는 인도인이었다.

그는 인도에서 IT업을 하였는데, 경력도 흥미로웠고 인상도 좋았었다.

짧은 인터뷰어의 자기소개 후, 면접이 시작되었는데 진짜 질문이 매운맛이었다.

"너가 개선한 프로덕트 중에 임팩트가 가장 큰 일은 무엇이었어?"

"시스템적, 고객, 회사 관점에선 어떤 임팩트가 있었어?"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어? 리소스는 어떻게 사용했어?"

"결과는 어떻게 측정했어?"

"Input metric과 Northstar metric은 무엇이었어?"

"너가 A앱의 오너야. X문제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래?"

"너가 제안한 솔루션을 Feature 단위로 자세히 설명해봐."

등 내가 면접관으로 면접에 임할 때보다 약 20%정도 딮하게 물어보았고,

나는 천천히 그리고 결론위주로 설명을 잘 했었다.

면접이 끝나고 3분뒤, 리쿠르터에게 "면접관이 너와의 인터뷰가 즐거웠고, 다음 라운드로 바로 넘어가자고 하네" 라는 문자를 받았다. 나이스.


2차 면접이 잡히는데 까진 시간이 조금 소요 되었다.

아무래도 면접관이 director레벨 4명이었고, 다들 스케쥴이 바쁘니 일정 조율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차 면접을 진행하면서, 

각기 다른 도메인의 director에게 각기 다른 프로덕트의 성공 경험을 설명하는게 힘들었지만, 내가 일하는 business framework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질문들이었기에, 4번째 면접이 종료된 순간, '아 나 이 회사에 갈수도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나고 2영업일 뒤, 

리쿠르터에게 "너 면접관들 모두 all pass래. 면접 점수 좋았고, T/C x%정도 인상 가능할 것 같아. 괜찮니?" 란 전화를 받고, 아 드디어 끝났구나. 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처우협의/입사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현재 나는 입사를 기다리고 있다.


좋은 프로덕트 문화는 무엇일까 를 깨달은 S사

대학교때, it 비즈니스로 업을 정하면서 제일 처음 인턴십 면접을 보았던 회사가 있다.

그당시 생소했던 공유 차량 서비스를 제공한 한남동에 본사가 있던 S사.

개인적으론 아마존/쿠팡식 문화 OR 다음식 개발 문화를 좋아하는데, 

K사에서 일헀을 때, 좋았던 경험이 있어 S사 면접을 기꺼이 보게 되었다.


S사의 채용 프로세스는 두 회사에 비하면 조금 호흡이 긴 편이었다.

면접은 무조건 금요일 오후 시간대, 그리고 결과 통보는 무조건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었다.


일단, 1차면접을 보러 갔는데, 사옥이 진짜 좋았다.(그동안 한강뷰, 판교뷰, 테헤란로뷰, 서울스퀘어뷰 등 다양한 뷰를 보았지만, 눈이 편한 숲뷰는 또 다른 뷰였다.)


약 5분정도 대기하고 1차면접 시작,

연차가 10년차가 되다보니 면접관도 기획 팀 리드분들이 들어오셨는데,

B,C사 면접과는 다르게 면접이 진짜 재미있었다. (솔직하게 느낀 바는 면접자를 검증하려기 보단 이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이사람이 어떻게 문제를 대하는 지를 공감하는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면접 질문이 타 면접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면접자리 내내 매우 화기애애하게 면접이 진행되었고, 나는 (물론 떨어지긴 했었지만) 내가 첫 회사로 지원한 회사가 괜찮은 회사였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약 2주 뒤 잡힌 2차면접,

프로덕트 리드, 그룹리드, HR담당자분이 들어오셨는데,

리더-구성원 간 격이 없는 소통, 솔직하게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한 문화, 단점을 계속 검증하지만 기분이 오히려 좋았던 면접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미 1차 면접에서 나의 역량과 프로덕트 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검증이 되었다고 판단 하였을까,

2차면접에서는 일을 대하는 태도, 소통하는 태도,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내 업의 비전 등을 묻고 답하면서 소통을 하였다.

이 면접은 이전직장인 K사의 임원면접과 유사수준으로 좋은 경험을 얻었는데,

면접을 마치고, "만약 내가 동료들과 재미있게 프로덕트를 만든다면, 이 리더들이 있는 회사에서 일하면 좋지 않을까 란 인상을 받았었다."

(K사 임원면접은 CTO와 CFO가 각각 면접을 보았는데, 특히 CFO님과는 면접때 받은 좋은 인상을 가지고 퇴사까지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나쁜 면접 경험의 회사들

1. B2B SaaS 서비스 H사.

원티드를 통해 면접제안이 왔다.

면접을 보는데, "역량은 좋으신데 우리회사는 아직 PO보단 기획자 역할이 많아서요. 이런 상황에서도 일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란 질문이 계속 나왔다.

난 솔직하게 "아뇨, 그 문화에선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고 Progress end.

솔직하게, 이럴거면 바쁜 시간 쪼개서 왜 면접을 제안했을까? 란 생각이 들었었다.


2. 진짜 구린 경험이었던 U사.

U사에서 기획자 대규모 채용 이라는 공고가 떴고,

포트폴리오가 필수라기에 열심히 작성해서 지원했다.

(지원 과정에서도 파일 업로드가 안되어서 애 먹었었음.)


뜬금없이 HR매니저에게 "사업기획 포지션 있는데 한 번 해볼래?" 란 문자가 왔고, 

그날 저녁 담당 팀장이 전화를 하여 폰 스크리닝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질문이 진짜.... 역대급으로... 안좋은 경험이었다.

[최악의 질문]

1. 당신은 PPT를 잘 만드십니까?

2. 제안서는 어느수준까지 만드셨습니까?

3. 코인 투자는 관심 있으십니까?

4. 사업기획 업무는 얼마나 해보셨습니까?


주니어시절 S그룹사에서 계열사 협업 신규 비즈니스 추진을 하였고, 이미 여러번의 제안서를 Delivery한 경험이 있었지만, 내 역량을 검증하는게 아니라 PPT싸개를 뽑는 느낌이라, 인터뷰를 빨리 끝내게 되었다.

결과는 탈락. 근데 아쉬움이 1도 없었던..


Chapter 4. Lesson Learned

결론을 말하자면, 경력이 10년차가 넘으니 갈 수 있는 회사의 Pool 자체가 많이 좁아졌다.

약 6-7년차때만 해도 서류 합격률이 90% , 면접 통과율이 70% 정도 되어서, 이직 시 2-3개 회사를 선택해서 입사하곤 했었는데,

이젠 서류 탈락율이 90% 정도 되어서 이직이 쉽지 않음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Variable에 대해 생각컨데,

1. 여러 회사를 짧게 거친 내 커리어가 filter 조건이 되었을 것이다.

2. 여러번의 이직으로 인해 내 T/C 수준이 acceptable하지 않았을 것이다.

3. 뽑아서 drive하고 싶은 일의 규모에 비해, 내 capacity가 오버되었을 것이다.

등으로 추정된다.


커리어는 성장하고, impact는 더 커질텐데, 다음 커리어 설계를 잘 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1줄요약: 10년차 이직 쉽지 않다 여러모로. 하지만 Top priority 회사로 이직 성공 하였으니, 가능성이 없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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