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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Kim Oct 06. 2015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CRISPR 이야기 - 1

대머리가 싫다고?  좋아, 대머리 유전자를 없애지... 내친 김에 쌍꺼풀도?  좋아.

디스토피아 소설에나 나올 만한 이야기 같지만, 유전자 조작으로 유전병을 없애거나 디자이너 베이비를 만들어 내는 것도 곧 가능해질 것 같다.  마치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것처럼 쉽다.  (1) 마음에 들지 않는 DNA 부분을 찾아 낸다. (2) 그 부분을 잘라 낸다. (3) 마음에 드는 DNA로 바꿔 넣는다.  영화 필름 편집이나 다를 것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Devil is in details).  어떤 부분이 어떤 특성에 대응하는지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일단 유전자를 잘라낼 수 있을 만큼 작은 가위를 어떻게 구할 것이며, 또 거기에 원하는 DNA를 어떻게 갖다 붙일 것인가?


이 지점이 바로 제니퍼 다우드너 (Jennifer Doudna)가 2012년 발견한 유전자 가위 CRISPR가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사실상 박테리아는 이런 편집 기술을 태고적부터 사용해 왔던 것이다.  CRISPR라 하면 어려워 보이지만,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이렇게 적어 놓으니 더 어려워 보인다 ㅠㅠ)의 약자이다.  즉 "덩어리 진 정기적으로 간격진 짧은 앞뒤가 같은 반복구"라는 뜻이다.  과학자가 발견한 것은 DNA의 짧은 단위가 특정 간격으로 반복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 사이에 일련의 DNA 코드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xxx-xxxxxxxxxxxx-xxx 처럼).  마치 괄호처럼...  여는 괄호처럼 특정 문구가 맨 앞에 나오고, 그 다음에는 긴 문단이 나오고 이에 대응하는 닫는 괄호가 나오는 것이다.

박테리아는 이것을 무엇에 쓰느냐 하면, 외부의 적이 침입하는 경우(그러니까 이질적인 DNA가 발견되면) 괄호 사이의 부분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지 살핀다.  만약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CAS9이라는 단백질이 일단 이중나선을 두 개의 가닥으로 나눈다.  그리고 괄호 안의 문단이 RNA로 변환한 다음, 이걸 침입자에 붙이고, 이렇게 붙은 상태에서 잘라 내는 것이다.  그 효과는 이질적인 DNA는 허리가 잘려서 쓸모 없어지고, (아마도) 죽게 되겠지...  괄호 안의 내용은 박테리아의 먼먼 선조가 옛날에 만났던 적의 중요 부분을 저장한 데이터베이스인 것이다.

이걸 응용하여, 잘라내고 싶은 DNA 부분의 정보를 괄호 속에 넣고 크리스퍼(CRISPR)로 패키징한 다음 편집하려는 DNA와 함께 CAS9 단백질에 집어 넣으면 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원하는 DNA 배열을 집어 넣으면 완성.  CAS9이란 (Crispr-ASociated protein) 9번이라는 뜻.


경고: 나는 분자생물학이나 유전공학 같은 것을 전혀 모른다.  이제 좀 배워볼까 하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 매거진의 글은 배우는 과정에서 쓰는 공책같은 것이므로, 당연히 오류 투성이일 것이다.  고칠 내용이 있으면 댓글이나 이메일로 알려 주시면 감사 ^^


이 글은 NYT의 Jennifer Doudna, A Pioneer Who Helped Simplify Genome Editing의 내용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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