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를 둔 아내의 이야기, 하나

by 준서민서패밀리


아내는 소녀러스하다. 감성적이다. 그 아내가 보내준 카톡이 있어 브런치에 남기고자 한다. 4살 아이를 둔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요즘 준서는 호기심대장.

강낭콩까다가 생콩도 먹어봐야하고 생감자도 버무리다 씹어 뱉아봐야하고 볼펜을 처음 받아들고는 엄마가 자자고 불꺼도 펜 잉크가 다 닳도록 그려봐야한다.

대표적으로 몇가지...

엄마 빗물은 왜 안따뜻해요?
엄마 달님은 왜 위에 있어요?
엄마 비오면 왜 달님이 안보여요?
엄마 개미들이 어디가는 걸까요?

충분히 꿈꾸고 생각하고 공상하며. 상상하는 힘을 키워줘야 할 나이인데 상상하고픈 아이의 질문에 자꾸만 과학지식을 알려주고 설명해주려는 엄마의 마음. 내적갈등이 시작된다. 일단 질문을 받았으니 내 기억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초중고 지식 기억나는대로 내맘대로 설명해주고 휴 다행이다 설명해내었어 ... 하면 다시 돌아오는 왜요? 질문.

서점아저씨가 들여야 한다고 한 과학동화전집에는 안나오는 준서의 질문들. 엄마가 더 공부하고 더 상상해봐야겠다.

아이에게 기회를 주자. 맘껏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엄마의 조급증이 아이를 망친다. 아이 시선에서. 아이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자.

현실지식과 상상세계 사이. 그 사이에서 되도 않는 생각과 말도 안되는 것들을 맘껏 상상해보고 공상해보고...그려보고 만져보고 생각해보길. 늘 궁금한 것들이 넘쳐나고 배우고자하는 열망이 가득하여 자신의 방법으로 지식을 습득하며 새로움과 배움. 그리고 타인에게 나눠줌에 대해 행복을 느끼고 생활화 하는 아이가 되길 ..

어제는 준서에게 보물에 대해 물어보았다. 평소에 “준서는 엄마아빠의 보물~ 우리 보물 어디갔지~? 보물 준서의 보석같은 이빨 깨끗히 반짝반짝 닦자 “ 등등 그런 말들을 하기도 하지만 같이 보았던 뽀로로에서 뽀로로가 자기의 보물은 크롱이라고 한 내용이 생각나 이아이가 보물이 뭔지 알까 싶기도 해서다.

준서야 뽀로로의 보물은 크롱이랬지? 준서에게 보물은 뭐야? 준서왈, 준서 보물은 우리 가족이야.

순간...말그대로 심쿵. 심멎. 깜놀. 대박. 뭐 어떤 단어를 써야할지 생각도 나지 않는 감동이 쓰나미처럼 가슴 저편에서 밀려왔다. 얘가 언제 이렇게 컸나. 오버지만 눈물이 날뻔했다. 물론 눈치백단 준서가 엄마 기분좋으라고 한말 일수도. 뽀로로 내용 문맥상. 이야기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준서 입에서 우리. 가족. 이라는 단어가 나온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지금도 머리가 기분좋게 쭈뼛거린다.

잘 키워야지. 아니. 내가 잘해야지.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아니. 좋은 사람 멋진 어른이 되어야지 다짐하던 순간이었다.

빗물은 왜 차갑냐 따뜻하지 않냐는 질문에 엄마는 상상력 풀가동해서 입에서 나온 말이 겨우 보일러...
하늘에는 보일러가 없다는 드립...준서는 기억못해도 내가 평생 기억할것 같다. 부끄러워서.

참 그리고 개미는 가는 곳이 매일 다르다. 정확히는 준서가 가는 곳을 간다. 준서가 어린이집가면 개미어린이집에. 준서가 놀이터 가면 개미놀이터에. 준서가 주말에 할머니댁에 가면 개미 할머니집에.

그리고 요즘은 내가 지어낸 이야기를 좋아하고 여러번 듣고싶아한다. 준서가 헬리콥터 아리(만화 슈퍼윙스에 나오는 캐릭터)와 함께 경찰비행기 봉반장(역시 만화캐릭터) 찾으러 집안을 돌아다니다 경찰차와 함께 있는 봉반장을 발견한다. 자신이 경찰차와 봉반장을 미끄럼틀 아래 둔 것을 잊은 것이다. 오늘도 준서집에 도둑이 들지 않게 봉반장은 우리집을 지킨다는 이야기. 세상 이상하고 심심한데 그렇게 좋단다.

레고놀이할때도 준서가 주인공. 준서집. 준서 생활근거지가 배경이 되고 이야기 소재가 된다. 준서가 하는 행동이나 말을 내가 레고인형으로 흉내낸다. 웃겨죽는다. 좋아죽는다. 그렇게 좋을까. 스물 하잖다. 최고의 칭찬이다. (요즘 하나~스물까지 곧잘 센다. 열셋이나 열넷 둘 중 하나를 빼먹지만 지적하지 않는다. 지적해도 안고쳐지더라ㅋㅋㅋ어느순간 또 자연스럽게 잘 세겠지. 하나에서 열 셀 때처럼)

내가 어릴 적 아빠가 지어낸 이야기를 참 좋아했고 이야기 해달라 조르며 같이 목욕했던 기억이 나는데. 얘도 그런 시기가 되었다. 그렇게 컸나 싶다. 아주 어렸을 적일것이다. 아빠랑 동생 같이 욕조에 들어가 목욕을 했으니. 강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내 머릿속과 마음속에 남아있다. 나도 준서에게 그런 기억을 선물하고 싶다.

아이에게 엄마가 우주라는 어느책에서 본 이 말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으나 아직은 준서에게 확실히 나는 우주이자 전부인것 같다. 많이 행복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엄마여. 더 공부하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배우자. 옷사고 외모만 빛난다고 멋진게 아니란다. 내공을 키우고 내실을 가꾸자꾸나.

요즘 준서의 미래가 너무나 궁금하고 기대되지만 엄마의 호기심은 고이 접는게 좋겠다. 현재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순간을 오롯히 느끼고 기록하며 기억하고 또 즐기리라. 아이와 같이 커가리라.

요즘은 그런 생각도 든다. 아이가 할 수 있고 해봐야할 상상들이 다 책에 나와있다. 엄마 욕심에 여러책 많이 읽히다 보면...이런 저런 상상을 할 기회를 내가 뺏는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수박씨 삼켰을때 몸 속에 수박이 자랄 수 있다는 상상 너무 재미있는데...책 속의 아이가 다 하고. 책에서는 입. 식도. 위. 소장. 대장을 다 이야기해준다. 책속 주인공은 상상하다가 똥싸고 씨보고 다행이다 하고 마는데 말이다. 사실 지금 준서가 위 소장 대장을 중고등학교 내신 시험 칠 때까지 기억할리가 만무라고 기억한들 뭐하겠냐 싶다. 재미있는책. 신기한 책. 지식이 가득한 책. 다 좋지만 일단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먼저인것 같다. 아이가 좋아할것 같다고 생각해서 들이민 엄마의 책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책 말이다.




준서는 참 훌륭한 엄마를 둔 것 같다.


준서야 사진 찍는데 어디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