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la Honeys에 이어 또 하나의 롤모델을 만나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146만 명을 가지고 있는 72세의 마린다 헤르만 할머니. 몇 년 전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마린다 할머니가 노래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마린다 할머니는 태국 방콕에 살고 있고 누구나 자신의 집에 가면 바로 마주칠 것만 같은, 우리의 엄마나 할머니 같은 친근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으로 늘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한다.
내가 그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자신의 집에서 꾸밈없는 편안한 모습으로 노래하는 할머니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것은 마린다 할머니의 노래 실력이었다. 바로 이웃집 할머니 같은 모습으로 왠지 평범할 것 같은 선입견을 잔뜩 불러와 놓곤 막상 노래실력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안정된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힘 빼고 불러주는 노래들을 들으며 깜짝 놀랐다. 어느 나라의 프로 뮤지션으로 아주 오랫동안 활동해온 분이겠구나라고 나는 바로 짐작했다.
그 영상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순식간이었다. 몇 명 되지 않던 그녀의 구독자 수가 어느 날 보니 10만 명을 넘어서 있었고 그 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구독자 수는 50만 명을 넘어서 있었다. 그러다 오늘 다시 마린다 할머니 채널에 들어가 보니 무려 백만 명도 훌쩍 넘는 146만 명이라고 되어 있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나 보편적인 정서는 비슷한가 보다. 자신의 나라, 자신의 지역에서만 활동하던 어쩌면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이었을 텐데 70도 넘은 나이에 순식간에 전 세계인에게 알려지고 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마린다 할머니. 그녀의 지금 기분은 어떨까.
마린다 할머니가 노래하는 동안 반려견 치와와가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기타에 발을 올려놓고 아무런 미동 없이 듣고 있거나 때로는 꾸벅꾸벅 졸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걸 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당장 그들에게 미소 지으며 좋아요를 누르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금세 사랑에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할머니도 강아지도 둘 다 얼마나 귀엽던지 정말 마주치는 그 누구라도 강렬한 인상을 꼭 받고야 말 것이다.
내가 하와이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뒤 늘 혼자서만 노래를 부르다 어느 날 하와이 중년 여성들 네 명이 우쿨렐레를 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웃고 대화하면서 신나게 노래 부르는 영상을 봤다. 그 모습들이 얼마나 경쾌하고 자유분방하고 편안하던지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 뒤로 훌라 허니스와 친구들이 불렀던 것처럼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그렇게 훌라 허니스들은 나의 로망이요 첫 번째 롤 모델이 되었고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간절히 바라던 나에게도 하와이 음악을 같이 할 팀이 만들어졌다.
그런 팀 롤모델에 이어 이번엔 나 자신의 미래의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마린다 할머니의 노래는 부자연스러움이나 불편함 같은 그 어떠한 걸림이 하나도 없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너무나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 마린다 할머니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렇게 늙어서도 멋지게 노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린다 할머니처럼, 훌라 허니스들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희망의 사람이 되고 싶다. 꿈을 안겨주는 미래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 나의 노래로 그 누군가들에게 편안함과 따스함을 주고 싶고, 위로와 기쁨을 안겨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