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을 구해낼 수 있을까?

마블로 넘어온 데드풀과 울버린의 판권 이야기,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

by hyunn

데드풀과 울버린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그들은 왜 갑자기 마블 프랜차이즈에 편입되었을까요?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이 캐릭터들 속한 엑스맨 시리즈는 폭스가 아닌 마블 코믹스의 대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코믹스 산업은 점차 사양되기 시작했고, 시장의 변화에 안일했던 마블은 결국 부도 위기까지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살아남을 방법은 그동안 열심히 만들었던 캐릭터 판권을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마블은 울버린뿐 아니라 데드풀 비롯한 X맨들을 폭스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둥의 신 토르, 베놈과 스파이더맨, 헐크, 마블의 핵심 히어로 아이언맨까지(당시 인기투표 1위) 모두 매각하게 돼요.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들을 매각할 때 5년 이내 영화화를 시키지 못하면 판권 반환시키거나 혹은 일부캐릭터는 함께 사용(퀵실버, 스칼렛 위치등)하거나 44분 이하 영상물에서는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스파이더맨), 몇몇 회수시킬 수 있는 조건을 달아놨기 때문에, 영화화에 실패했던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 주요 캐릭터들이 복귀할 수 있었고, 우리가 MCU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소니에 넘어간 스파이더맨 그리고 폭스의 X맨 시리즈 등은 새로운 둥지에서 크게 흥행하는 바람에 결국 돌아오지 못했어요.(이후 판권계약을 조금 수정하며 MCU영화에 몇 번 등장하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는 못했으며 여전히 스파이더맨의 영상화 권리는 소니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크게 성공했는지 지금까지의 박스오피스 수익만 봐도 폭스는 6조, 소니는 7조를 넘게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니 마블은 판권이 넘어간 캐릭터들의 성공들을 보며 사업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결국 마블은 코믹스가 아닌 영화를 주력으로 캐릭터 사업을 전개하기로 결정. 그 시작의 일환으로 마블 스튜디오의 사장을 케빈파이기로 교체했으며, 극적으로 판권이 회수된 캐릭터 '아이언 맨'을 필두로 MCU 세계관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에요.


아이언맨은 마블의 첫 영화였던 만큼, 제작 당시 우여곡절이 많았으며, 엄청나게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습니다만 나름 선방한 결과. 글로벌 5억 8천만 달러의 극장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430만 관객을 동원,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큰 성공이 아니었음에도 코믹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성과에 희망을 보게 된 마블이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는 충분했죠.

하지만 여전히 재정난은 심각했습니다. 고질적 재정난, 영화 한 편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때 마블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군침을 흘리고 있었던 디즈니가 마블에게 인수합병을 제안했습니다. 지금을 생각하면 너무나 적은 돈. 고작 4조 5천억이었지만 마블은 이를 거절할 수 없었고 결국 2009년, 디즈니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수 이후 10년 동안, 마블은 영화 박스오피스 수익만으로도 21조를 거두어들이는 쾌거. 디즈니의 공격적인 자본덕도 있었지만 결국 가장 성공한 영화 프랜차이즈 회사로 거듭났어요. 안목 있는 투자가 엄청난 성과로 이어진 것이죠.


그럼에도 디즈니의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시국이 한창이었던 2019년에는 폭스(아바타, 스타워즈, 엑스맨등으로 유명한 회사)의 인수를 결정하는데요. 이때 폭스를 노리는 회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경쟁회사들과 치열한 가격경쟁이 있었습니다만, 디즈니는 결국 713억 달러, 한화로 80조의 가격에 폭스를 인수했어요. 예상했던 가격보다 많이 높았지만, 이로 인해 디즈니는 시장점유율 42퍼센트. 세계 최강 미디어 프랜차이즈 회사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마블 어벤저스와 울버린, 데드풀을 비롯한 X맨들이 디즈니의 품에서 상봉하게 될 수 있었던 것. 스파이더맨을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판권문제가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100년 만의 위기설이 돌정도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디즈니가, 1년 영업이익의 4배에 달하는 돈을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건, 경쟁이 과열된 OTT 시장에서 콘텐츠 보유량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너무 엄청난 금액을 단번에 써버린 디즈니는 결국 CEO를 비롯 임원진들의 월급까지 반환. 비상 경영에 들어갔고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당시 CEO였던 밥아이거는 월급의 100퍼센트를 반납, 부사장급들은 30%이상을 반납했다고하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부분.

그러니 디즈니는 이번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을 통해, 어벤저스와 X맨 이야기를 잘 봉합하는 건 물론, 흥행까지 달성해야 하는 상황. 사실 이번 작품마저 실패해 버리면 마블 MCU의 미래는 없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사활을 건 작품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담아 만들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 부분. 이번 작품이 특히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푸티지 시사회를 보고 온 관객들의 반응이 상당이 좋고, 소재 또한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점. 떡밥 많이 깔아놓은 멀티버스, 제4의 벽 파괴자 데드풀, X맨 최고 인기 캐릭터인 울버린 등 최고의 소스들이 모였으니 얼마나 멋진 작품이 탄생했을까요? 무엇보다 "딱'풀'보다 강력한 데드'풀'이니까" 마블과 X맨 세계관도 잘 이어 줄 거라 믿습니다. 그럼 데드풀과 울버린, 디즈니의 미래를 응원하면서, 지금까지 현이버스였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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