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카톡
엄마가 되고는 싶었지만 좋은 엄마가 꿈이었던 적은 없다. 엄마로서의 역할도 잘 해내고 싶지만 그 외에도 내 안에는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에 대한 욕심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게 관심이 많고, 스스로의 내적 & 외적 성장이 꿈이고 목표인 탓에 오히려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엄마가 보낸 한 통의 카톡 메세지에 '좋은 엄마'를 나의 꿈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언제 툭 던질지 모르는 하나의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엄마로서 오랜시간 다방면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말. 세상 돌아가는 일이나 트렌디하고 대중적인 것에 관심이 많지 않고,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닌 것에는 에너지를 쏟지 않는 나에게 보내는 엄마의 조언이었다. 헌데 이 조언이 내게 큰 깨닳음을 주었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무한한 사랑으로 정성껏 돌보기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구나. 성장하는 아이의 그릇이 마음껏 팽창할 수 있도록, 내 스스로가 그 그릇을 품을 수 있을 정도의 더 큰 그릇이 되어야 하는 일이구나.
부모의 세상은 아이의 세상
그렇게 생각하니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은 내 그릇을 키우는 것, 내가 성숙하는 것. 곧 내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을 필수로 하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나 자신만을 위한 자아실현보다 훨씬 더 큰 자아실현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나의 편협한 사고나 편향된 관점, 제한된 관심사에 아이를 가두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익숙하고 편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탐색하고 개발해야 하니까.
어려운 줄은 알았지만 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구나, 한 사람을 키워낸다는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순간순간 나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된다. 과연 내가 이미경 씨, 이재현 씨만큼 현명하고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오랜시간 준비하고, 끊임없이 쇄신하고, 성장하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하지만 노력해보고 싶다. 엄마의 조언을 마음에 새기고 좋은 엄마가 되어보기로 한다. 그동안 내가 이루고 싶었던 내적 외적 성장보다 얼마나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