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나이테
12월은 언제나 빠르다.
1월에 세웠던 목표들이 아직 어제 일 같은데, 어느새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다.
체크되지 않은 체크박스들, 채워지지 않은 다이어리 페이지들,
이루지 못한 약속들이 한 해의 끝자락에 쌓여 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았다고 해서 의미 없는 건 아니다.
거울 속에서 발견한 흰머리 한 가닥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증거였고,
퇴근길 붕어빵 트럭 앞에서 느낀 온기는 작은 행복이 아직 내 곁에 있다는 신호였다.
아이의 발표회를 보며 뜨거워진 눈시울은 내가 누군가의 아버지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명이었다.
이 책에 담긴 12월의 기록들은 특별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직장인이자 아버지이며 가장인 한 사람이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느낀 감정들, 마주한 순간들,
깨달은 의미들에 관한 이야기다.
12월 1일, 차갑게 변한 공기를 느끼며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시작됐음을 깨닫는다.
새 다이어리를 펼치며 내년을 준비하고, 이루지 못한 목표 앞에서 허무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받아들인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거리를 걸으며 도시인의 고독을 느끼고,
연말 모임의 소음 속에서 고요를 발견한다.
오래된 연락처를 정리하며 그리움을 마주하고,
크리스마스 장식이 반짝이는 거리를 지나며 비현실과 현실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12월 31일, 마지막 일몰을 바라보며 한 해를 보낸다.
2025년은 완벽하지 않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목표를 모두 이루지 못했으며, 후회도 남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넘어졌지만 일어났고, 실패했지만 다시 시도했으며,
포기하고 싶었지만 버텼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시간은 우리 안에 켜켜이 쌓인다.
완벽한 동심원을 그리지 못해도 괜찮다.
울퉁불퉁하고 비뚤어져도, 그 모든 선들이 모여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증명한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지금 12월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어떤 해였든, 어떤 결과를 맞이했든, 당신은 잘 해냈다.
365일을 살아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대단하다.
이제 함께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계속 살아갈 것이고,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2025년 12월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살아가는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