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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May 17. 2019

어느 날 찾아온 죽음을 통해 내 삶을 가꾸기

되도록이면 늦추고 싶은 죽음의 순간들...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오랫동안 못 오겠어요.”

회사 상사가 보낸 카톡이었다. 그 카톡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솟았다. 마음이 아팠다. 엄마가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나보다 먼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아픔을 감당하기가 생각만 해도 두렵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날한시에 죽을 게 아니라면 나보다 먼저 죽지 마. 난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없을 거 같아. 부모의 죽음도 배우자의 죽음도 상상할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단어조차 겁이 나 붙일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아직 나는 정말 가까운 일가친척이나 지인 중에 잃은 사람이 없다. 어느 순간에는 그런 날이 찾아오겠지만 최대한 미루고 싶다. 내가 죽는 순간도 찾아오겠지만 오래오래 좋은 엄마로 아이들 곁에 있고 싶다. 물론 알고 있다. 죽음은 내 뜻대로 될 수 없다는 걸. 그러니 오늘 하루도 그리고 내일 하루도 좋은 엄마로 좋은 아내로 좋은 딸로 좋은 친구로 좋은 동료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해 보면 이십 대 중후반에 나는 빨리 죽고 싶었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고, 하루빨리 하늘나라에 가고 싶었다. 곰팡이 피는 반지하 방은 우중충했고 적은 봉급에 생활비는 늘 부족했고 하루가 멀다 날아오는 엄마 아빠의 힘든 삶에 대한 소식은 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기댈 만한 형제가 있었다면 삶이 좀 더 나았을까? 우리는 나이가 다 고만고만했고 아직 삶은 불안정했고 다들 힘들게 버텼다.

     

죽을 만큼 힘든 일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십 대 중반의 내 삶은 곰팡이 피는 반지하를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은 절망이 담겨 있었다. 그런 내게 하나님은 어느 날 인생을 좀 더 살아 보면 좋겠다고, 살아 보면 하나님이 준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될 거라는 마음을 주었다.

     

정말로 이십 대 중반에 하늘나라에 갔다면 절대 알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있었다. 그러니 지금 나는 아이들 옆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거겠지. 앞으로도 내 인생에는 내가 아직 맛보지 못한 기쁨과 행복이 더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인생은 살아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거니까. 나는 한 번뿐인 내 삶을 최대한 행복하게 가꾸고 싶다. 이런 마음을 매 순간 잊지 않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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