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조깅>

바람이 낙엽 하나를 동글게 몰아가고

by 조은결

<새벽의 조깅>

둥글게 한 바퀴를 돌며 하루를 시작한다.
낙엽이 바람에 원을 그리며 나아가고 있다.
어딘가에 태풍이 온다고 했다.

갈구하는 단어를 한쪽 귀로 더듬으며
달린다.

바람이 강물을 매섭게 몰고 간다.
어둠도 발아래를 흐르다가 발꿈치로 따라온다.

생각은 어둠을 흡수했다가
정수리로 날려 보낸다.
아침 햇살이 빠르게 낚아챈다.

나는 복의 근원도 아니고
내가 선 곳이 거룩한 곳도 아니고
신을 핍박하지도 않았지만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고
오늘의 나도 내일의 내가 아닌 것을
바람이 낙엽 하나를 동글게 몰아가고
아침의 햇살이 어둠을 낚아채는 것을 보면서
어렴풋이 알아챈다.

모든 건 흐르고 있고
둥글게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