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겨울 저녁 무렵
북한에서 생산된 녹차인 강령록차와
대만의 우롱차인 복수이산고랭차福壽梨山高冷茶로 차회를 하였다.
맑은 차로만 차회를 한 경우는 나에게는 처음인 것 같다.
강령록차는 1982년 중국 산동성을 방문한 김일성 주석이
그곳에서 차가 재배되는 것을 확인하고 같은 위도선상緯度線上에 있는
강령군 고성군에 차 재배裁培를 지시한 것이 발단發端이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시음한 복수이산고랭차福壽梨山高冷茶는
대만의 안개가 많은 봉황곡이라는 지역에서 생산된 차라고 한다.
차잎을 다관에 넣고 물을 부으니
그윽한 우롱차의 피어 오른다.
복수이산고랭차는 일창삼옆을 쓴다고 한다.
안 선생님이
복수이산고랭차를 주시면서
이런 차는 눈 오는날 정취情趣와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언젠가는
눈이 아주 많이 온 산속에 갇혀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며
길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그런 날을 꿈꾸어 본다.
그런 날에
오늘처럼 그윽하고 맑은 우롱차를 마시며
눈 속에 갇혀 한가로이 차를 내리는 날을 꿈꾸어 본다.
나의 이 마음을 하늘이 알았을까?
과천을 지나 안양에 접어드니
안양에는 눈이 제법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2월 차회에서 마셨던
북한의 강령녹차와
대만의 복수이산공래차의 맑은 차향이
오랫동안 날아나지 않고
입가에 감돌아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