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 : 마음으로 낳고 몸으로 키운 아이(2/3)

by 윤희영

마카는 하루가 다르게 커갔어요. 가끔 며칠 만나지 못하면, 그다음에 봤을 땐 키가 훌쩍 자랐고, 털도 점점 길어졌어요. 아빠는 그런 마카를 볼 때마다

“우리 마카 얼마나 컸나, 살 좀 쪘나 안아보자.”

하면서 번쩍 안았어요.


“몰리보다 훨씬 가볍네, 밥이랑 간식 좀 많이 먹어야겠다 ^^”

아빠는 지금 숙녀의 몸무게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 거예요. 나는 못 들은 척했지만, 속으로 자존심이 많이 상했어요. 나는 앉으면 뱃살도 좀 접히고 하는데, 마카는 뭐랄까, 너무 늘씬했어요. 그나마 털이 풍성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나와 마카를 비슷하게 봐서 다행이었어요.



우리는 매일매일 놀이터에서 만났고, 둘만 있을 땐 신나게 뛰어놀았고, 다른 친구들이 있을 땐, 여전히 마카는 아빠가 말하는 그 “쭈글이”가 되어있었어요.


하지만, 친구들이 집에 돌아가고 나면 또다시 돌변해서 나에게 달려왔죠.

'네가 아무리 그래봐야 누나 눈엔 아가란다. 하하하'

마카는 주로 누나와 함께 놀이터에 왔어요. 마카의 누나는 생김새는 여성스러웠지만 마카에게 말하는 모습, 우리 엄마아빠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가끔 씩씩하고 털털한 오빠 같은 느낌이 들곤 했어요. 마카 누나가 바쁠 땐, 마카 누나의 아빠 또는 엄마아빠와 함께 놀이터를 찾았어요. 마카의 아빠도 우리 아빠가 그런 것처럼 마카와 재미있게 놀아주시는 거 같았어요.


놀이터에 갔을 때 마카가 없으면, 다른 친구들과 잠깐 뛰거나, 아빠가 차주는 공을 따라 뛰면서도 내 신경은 저쪽 어딘가에 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누군가 놀이터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얼른 돌아보게 돼요. 마카가 아니면 살짝 실망도 했고, 그러다가 마카가 보이면 나도 모르게 문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봐요. 마카는 놀이터에 들어오면서 내 얼굴을 보고 나면 마치 “덩실덩실” 춤을 추는듯한 모습으로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마카의 누나가 문을 조금 늦게 열어준다 싶으면 빨리 문 열어달라고 짖어댔어요.


마카가 놀이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아주 신나게 함께 뛰어요. 마카는 그 와중에도 잠깐 우리 아빠에게 달려가 꼬리 흔들고 점프를 하면서 우리 아빠한테 뽀뽀를 해요.

'우리 아빤 내껀데.. 마카 너니까 봐주는 거야.'

그렇게 우리는 또다시 신나게 놀이터를 뛰어다니고, “나 잡아봐라” 놀이도 하고, 누가 입이 큰가 악어놀이도 하고, 둘 다 덥고 힘들어서 함께 물 마시고..

마카는 아빠가 떠놓은 두 그릇의 물 중에서도 꼭 내가 마시고 있는 물을 함께 마셨어요. 나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요.


“너흰 이렇게 맨날 만나고 맨날 놀아도 그렇게 좋아? 어쩐다니.. 같이 살까?”

아마도 아빠는 장난으로 한 이야기였겠지만, 나는 가끔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카2 (2).png 놀이터에 와서 빨랑 문 열어달라고 짖는 마카
마카_아저씨.png 몰리누나 아빠를 보고 인사하는 마카
물도 같이 마시는 마카와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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