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 : 마음으로 낳고 몸으로 키운 아이(1/3)

by 윤희영

이 아이를 생각하면 정말 흐뭇해져요.

아니, 이제는 나보다 키가 커졌으니 아이라고 부르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 녀석의 행동을 보면 내 눈엔 아직도 어린아이 같아요.


이 아이의 이름은 바로 “마카”

내가 지금 한국나이로는 5살, 만 나이로는 곧 4살이 되는데, 마카는 얼마 전에 첫 생일을 맞았어요. 그러니 나보다 세 살이나 적고, 마카가 아주 작고 귀여울 때부터 지켜봤기에 나에겐 아직도 아이 같은 동생이에요.


아빠가 늘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들었어요.

“마카는 몰리의 아들 같아. 몰리가 중성화수술을 안 했다면, 그래서 아기를 낳았다면 지금의 마카 같은 아들이 있었을 거야.”

“몰리가 직접 낳은 게 아니면 어때? 이렇게 매일 만나서 매일 놀아주고, 노는 법을 알려주고, 엄마가 해야 할 역할을 잘해주는데”

“마카는 몰리가 마음으로 낳고, 몸으로 키운 아들이야!”


그래! 맞아요.

마카를 처음 봤을 때, 내가 캔디이던 시절이 생각났어요. 나의 언니 오빠들은 꼭 마카만했어요. 물론 나도 그만했지요. 그런 어린 마카를 보니, 어릴 때 재밌게 놀다가 하나둘 헤어진 나의 언니 오빠들이 생각난 거예요.


마카는 반려견 놀이터에서 처음 만났어요.

딱 봐도 어리바리한 꼬맹이로 보였고, 놀이터에 처음 와서 아직 적응하지 못한, 놀이터에서 만나는 모든 형, 누나들을 무서워하는 겁쟁이 아가였죠. 아, 뭐랄까, 그때 갑자기 나의 어린 시절. 즉 내가 우리 아빠와 엄마, 오빠들을 만나서 가족이 되고, 반려견 놀이터를 처음 찾았을 때가 떠오른 거예요.


물론 그때의 저는 마카보다는 조금 더 키가 컸고, 두렵긴 했지만 겁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 나를 놀이터에 적응시켜 주고, 친구들과 노는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뛰며 놀아준 쿠키언니가 갑자기 떠올랐어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도 마카에게 쿠키언니 같은 역할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 거예요.


그런데, 우리 아빠는 마카를 처음 봤을 때부터, 정말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카를 이뻐했어요. 마카를 만나기 위해 나를 놀이터에 데려갔고, 마카에게 가서 눈을 마주치고, 쓰다듬고, 안아주고 했어요. 그치만 질투를 하지는 않았어요. 나는 이제 다 컸으니까요.


마카는 나를 만나기 위해서 대형견 놀이터로 들어왔어요. 키는 한참 작아서 소형견 놀이터에 가야 할 꼬맹이가 말이죠. 대형견 놀이터 안에 들어온 마카는 항상 여기저기 형, 누나들 눈치를 살피며, 덩치 큰 형들, 무서운 진도 형들이 있거나 하면 놀이터 구석에, 기둥 뒤에 얌전히 숨거나 앉아있었어요. 아빠는 그런 마카를 보면

“아이고,, 우리 마카 또 쭈글이 되어있네.”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렇게 조금 기다리다 보면 친구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갔고, 대형견 놀이터엔 나와 마카만 남았어요. 이상하게도 마카는 놀이터에 나랑 둘이 남으면 갑자기 표정과 행동이 달라졌어요.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고, 무서운 맹수처럼 이를 드러내고 내 어깨에 올라타곤 했어요. 나는 쿠키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마카의 역할에 맞춰서 받아주고 가끔은 내가 먼저 공격하는 시늉도 하고, 누가 입이 큰가 대결도 하고 서로의 털에 침 바르기 놀이도 했어요. 아가 같던 꼬맹이 녀석이 나와 단둘이 있을 땐 마치 상남자처럼 행동하는데, 사실 좀 귀여웠어요.


내가 이렇게 마카와 놀아주고 있을 때, 가끔 아빠가 뭐 하나 보면, 우리 아빠는 너무 신나서 우리가 노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고 있었어요. 뭔가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고, 아빠를 기쁘게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조금 지치고 힘들었을 때도 마카와 더 신나게 놀아주었어요.


나는 내 털에 지저분한 게 묻거나, 물이 묻는 걸 정말 싫어하는 깔끔한 성격이예요. 그래서, 쿠키언니와 놀았을 때를 제외하면 내가 먼저 땅바닥에 뒹굴고 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카와 놀 땐 내가 먼저 바닥에 뒹굴면서 놀아줄 때가 많아요. 뭐, 집에 가기 전에 몸을 한번 털면 그까짓 흙이나 나뭇잎은 다 떨어지니까요.


몰리와마카2.png 누워서 애기마카와 놀아주는 몰리
몰리와마카의터그놀이.png 애기 마카와 터그놀이 해주는 몰리
애기 마카와 터그놀이 해주는 몰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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