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야, 조금만 기다려. 네가 깜짝 놀랄 선물 줄게. 기다리고 있어~!”
아빠는 신나는 표정으로 나를 두고 급하게 나가셨어요.
‘무슨 선물? 육포간식? 치즈? 커다란 공?’
나는 잔뜩 기대를 하고 아빠를 기다렸어요.
현관 앞에서 누군가 부스럭부스럭, 이상한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삐삐삐삑 철커덕”
드디어 문이 열렸어요. 그때였어요. 문이 열리는 그 순간. 익숙한 이 냄새. 내가 너무너무 정말정말 좋아하는 이 냄새는?
“멍멍멍멍!!!(쿠키언니다~!!!)”
“몰리야, 누가 왔게? 쿠키야, 얼른 들어와~”
아빠의 다리 뒤로 쿠키언니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나는 너무 신나서 쿠키언니 냄새를 킁킁킁 맡고, 빨리 들어오라고 낑낑댔어요. 아빤 쿠키언니의 목줄을 풀어주셨고, 순간 쿠키언니는 펄쩍 뛰어 들어오더니 거실 곳곳 냄새를 잠깐 맡고, 그제서야 나를 보고 꼬리를 흔들면서 반겨주는 거예요. 갑자기
‘나 잡아 봐라~’
하는 표정으로 언니가 뛰어서 소파에 올라갔고, 나도 따라서 소파로 펄쩍, 이번엔 식탁 밑으로 도망가고, 나는 언니를 따라가고, 또다시 소파로 뛰어올라가고 또 뛰어내려오고,, 우리의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했어요.
쿠키언니는 목이 많이 말랐는지 내 빈 밥그릇에 가서 냄새를 킁킁 맡더니, 바로 옆 물그릇에서 한참을 물을 마셨어요. 그다음 내 배변패드에 자연스럽게 쉬야를 했어요. 나와는 다르게 쿠키언니는 배변패드에 동그랗고 이쁘게 쉬야를 했어요. 나는 항상 배변패드에서 시작해서 쉬야가 패드 바깥으로 흘러있는데 말이죠.
“어? 쿠키 왔네? 쿠키~~”
거실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자 작은 오빠가 방에서 나와서 반갑게 쿠키를 맞아줬고, 쿠키는 오빠에게 달려가서 벌러덩 드러누우며 인사를 했어요.
‘우와, 쿠키언니가 우리 집에 오다니. 아빠 정말 최고의 선물이에요!’
매일 놀이터에서 한 시간씩 같이 놀았지만, 아무리 놀아도 부족했는데 이렇게 언니가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놀 수 있다니 꿈만 같았어요.
틈만 나면 오빠들이 쿠키언니와 공놀이를 해줬고, 나도 언니에게 놀아달라고 귀찮게 했고, 심지어 엄마께서도 언니랑 터그놀이를 해주셨어요. 아빠는 한 손엔 쿠키언니 목줄을 쥐고, 한 손엔 내 목줄을 쥐고 우리 둘을 데리고 산책과 놀이터도 다녀왔어요.
놀이터를 가는 길에
“어? 쿠키 아니에요?”
“아~ 쿠키 맞아요. 저희가 잠깐, 며칠 봐주기로 했거든요.”
아는 사람들마다 쿠키언니를 보고 한 마디씩 했어요.
쿠키언니는 놀이터까지 걸어갈 때 우리 아빠를 거의 질질 끌고 가듯 했어요. 아빠는 힘센 쿠키언니를 놓칠까 봐 몸을 뒤로 젖힌 채로 걸어갔죠. 물론,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돌아오는 길엔, 쿠키언니도 나도 발걸음이 많이 느려져 있었어요.
아참, 쿠키언니가 나에게 한번 화를 낸 적 있었어요. 나는 밥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편인데, 언니는 밥을 아주 빨리 먹었어요. 혹시 아빠께서 언니한테 더 맛있는 걸 주셨나 싶어서 언니 밥그릇 냄새를 맡으려다가
“으르르릉.. 왕왕왕!”
하며 언니가 화를 내며 이를 드러냈어요. 평소 같았으면 무서워서 뒤로 도망쳤겠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가만히 언니를 바라봤어요. 음,, 째려본걸 수도요. 왜 그런지 용기가 났어요. 여긴 우리 집이어서 그랬던 걸까요? 그러자, 곧 언니는 화난 표정을 풀고 내 밥그릇으로 가더니, 내 밥을 먹는 거 있죠? 그래서 저는 쿠키언니의 밥을 먹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밥을 바꿔먹었어요. 매번. 언니밥의 양이 내 밥의 양보다 좀 더 많았던걸 제외하면, 맛은 똑같았어요.
우리 집에서 처음 자는데도 편안한, 안전한 곳에서 잔다고 생각해서일까요? 언니가 벽에 붙어서 옆으로 누워서 자다가, 벌러덩 누워서 천장을 보면서 자기도 했어요. 그제서야 나도 쿠키언니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잠을 잤어요.
언니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엄마아빠가 나오시길 기다렸어요. 방문이 열리자 언니가 나보다도 먼저 방에 뛰어 들어가더니, 아빠 다리사이로 쏙 들어가는 거 있죠? 그러더니 몸을 동그랗게 말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빠를 바라보았어요. 아빠의 다리 위에서요.
“우와,, 우리 쿠키 아저씨한테 애교 부리는 거야?”
‘흥… 아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놀이터에서 매번 아빠가 쿠키언니와 놀아줄 땐 그렇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아빠가 쿠키언니를 다리 위에 안고 있는 걸 보니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는 그 모습을 빤히 쳐다봤어요. 뒤에서…
그렇게 며칠을 쿠키언니와 같이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놀이터 가고, 산책하고, 낮잠 자고, 우당탕탕 뛰어다니고 했어요.
며칠 후 쿠키언니의 엄마아빠께서 언니를 데리러 오셨고, 쿠키언니는
‘나 몰리네서 좀 더 지내면 안 돼요?’
하는 표정이었어요.
‘언니! 언제든 또 놀러 와~!’
그렇게 언니와의 꿈같은 동거는 며칠 만에 끝났지만, 집안 곳곳에 언니의 냄새, 흔적이 남아있었고, 우린 또다시 놀이터에서 매일 만나서 같이 놀았어요.
P.S.
쿠키언니가 우리집에서 며칠 지내고 집에 돌아가서는, 다음날 하루 종일 잠만 잤대요.
‘언니, 그렇게 피곤했어? 그래도 우리 집에 또 올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