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쯔시집
정신없이 뛰어노는
병아리들 사이로
눈에 띄는 그 소녀
땀에 젖은 앞머리는
이마에 딱 달라붙은 채
양갈래로 땋은 긴 머리를 흔들며
어두운 터널 속에서 내려온다
하얀 피부 발그레진 두 볼
분홍빛 통통한 입술로
물을 찾는 그 모습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멍하니 바라보네
안경 너머로 눈물 뚝뚝 흘리는
양갈래 머리 동생에게
거짓말쟁이라며 째려보는
눈빛 사이로 비추는 반짝이는
물방울 하나 손등으로 스윽
넘어져도 까르르
뒹굴러도 까르르
짓궂게 웃지만
물방울 달린 그 눈빛은
우주처럼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