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식과 생각은 곧 사회의 통념이 된다.
플라스틱은 그냥 플라스틱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도 역사와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거나,
세상의 흐름과 관련지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2020 창작과 비평 봄호에 실려있는 <플라스틱 중독 시대 탈출하기, 김기흥>은 담백한 제목이었다.
기교를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기 위해서 쓴 꾸며지지 않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석기, 청동기, 철기로 이어져온 문명은 플라스틱의 개발로 인해 새로운 전환을 맞았다.”(2020 창작과 비평 봄호, 플라스틱 중독 시대 탈출하기, 51p)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 고등학교 시절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숱하게 봐왔던 역사의 흐름들이었다.
이 한 시대들이 얼마나 크고 뜻깊은지는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가 플라스틱 시대라니!
플라스틱은 우리에게 그냥 환경에 나쁜 한 가지 물질이 아니었던 것이다.
플라스틱은 인간이 개발했지만, 플라스틱에게 정복을 당한 것은 인간이었다.
“성장에 대한 욕망이 ‘인류의 암’이 되었다.”(2020 창작과 비평 봄호, 플라스틱 중독 시대 탈출하기, p.62)
작가의 말에 적극 동감한다.
요 근래에 세상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정도랑은 상관없이 말이다.
나는 세상의 발전에 무관심했다.
딱히 더 이상 발전되지 않아도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불편하지 않았고 좋았다.
생활이 가능했다.
그러나 발전이 더 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몇몇 사람 혹은 기업들이 급속도로 기술을 발전시키려 한 것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던 것 같다.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고 돈을 벌기 위한 자본주의적 욕심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급하게 발전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전의 이유는 개인적인 자본주의적 욕심인데,
그 대가로 사용되는 것은 모두의 것인 자연이다.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세상의 모두가 발전을 원하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오히려 소비자가 발전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 냉장고 같은 것들의 발전이 이미 진작에 이루어졌는데,
우리는 가정집에서 그것을 흔하게 볼 수 없다.
폴더블 폰이 없어도 스마트폰을 쓰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발전은 지금보다 훨씬 느리게 일어나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사람들이 새로 나온 기술에 적응을 다 하지도 못했는데,
무분별적으로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을 하니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서 안정화되지 않고 끊임없이 과도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
급속도의 발전이 꼭 필요한가?
그리고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것을 위해서 자연을 희생해도 되는 것일까?
우리 개개인은 미약하다.
우리 개개인이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노력을 해도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개개인이 직접 사람들을 설득해 발전을 원하는 기업 혹은 국가들을 바로잡고 자연을 보존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미약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우리의 인식과 생각은 곧 사회의 통념이 된다.
천천히 진행되더라도 이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나는 오늘부터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겠다.
2020.04.06. 골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