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세상

돈으로부터의 독립, 가치잣대의 다변화

by 내가 사는 세상

내가 사는 세상


세상이 참 조용하다. 가야할 길이 너무나도 잘 닦여있어서 대부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우리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하고, 좋은 직장을 얻어야하고, 좋은 사람과 결혼해야한다. 그렇게 10년 20년 30년 후의 남이 그려놓은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그려지니 금방 무기력해진다. 나만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도, 나만의 것을 위한 열정을 불태우는 것도 참 어색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자연스레 자존감이 낮아진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옛날엔 이러지 않았는데.


성장이 이루어지던 과거에는 으쌰으쌰하면서 다 같이 파이를 키워나 가면서 즐거워했다. 어제는 공장 돌려 물건 찍어냈고, 오늘은 집을 짓고, 내일은 도로 깔고 자동차 만들고.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자나 깨나 돈 벌 꺼리가 널려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돈을 벌며 행복해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파이를 키울 건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젠 파이가 잘 안 커지기 시작했다. 저성장 시대가 온 것이다. 예전엔 커져가는 파이를 너도나도 배불리 먹었는데, 이젠 크기가 정해진 파이를 누가 더 많이 뺏어가느냐 싸움이 되었다. 내가 대기업에 들어가면 누군가는 떨어지고, 내가 시험에서 1점을 더 받으면 누군가는 불합격한다. 우리는 커지지 않는 파이에서 내 몫을 챙기려고 기를 쓰고 누구보다 노력한다. 내가 살아남으면 누군가는 죽는다는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은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뒤쳐지면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을 테니까.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힌다. 세상은 왜 이런걸까?


우리에게 '돈'이라는 단 하나의 가치잣대만 있기 때문이다. 돈이라는 것 하나만 생각하면 성장은 굉장히 빨리 이루어질 수 있었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데, 건물을 쌓아올리는데 나의 창의적인 생각 따위는 필요없다. 그리고 생각않고 일해도 두둑해지는 내 지갑을 보면 큰 걱정도 안 생긴다. 돈만 있으면 내가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모두 살 수 있으니까. 성장이 일어나는 상황에선 '돈'이라는 가치잣대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니 오히려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했다. 모두가 돈만 바라보고 사니 나도 심플하게 돈만 생각하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성장이 멈추고, 예전보다 지갑을 채우기가 힘들어면서 세상이 더 빡빡해졌다. 게다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것에도 자꾸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예전엔 마구마구 먹으면 키가 쑥쑥 컸는데, 이젠 살만 찐다.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일까?


그래서 가치잣대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여러 가치들이 있다. 선생님에겐 아이를 가르친다는 가치, 청소부에겐 생활공간을 깨끗하게 만든다는 가치, 의사에겐 사람을 살린다는 가치, 건설 노동자에겐 아늑한 집을 짓는다는 가치, 요리사에겐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돈'이라는 가치잣대만 존재하는 사회에서 이런 말은 터무니없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어쨌든 너는 월급 그것밖에 못 받잖아' 한 마디에 모든 대화가 끝나버린다. 현실에 대한 고려없이 즉, '돈이라는 가치잣대'를 무시한 상태에서 '돈 이외의 가치잣대'의 다변화를 이야기 하는 것은 와닿지 않는다. 당장 월세 낼 돈이 없는데 가수가 되고 싶으면 노래연습만 주구장창하라는 것처럼 무책임한 말은 없다. 하지만 가치잣대가 다변화되면 각자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이 글의 처음에 이야기했던 무기력한 인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가치잣대를 현실성있게 다변화할 수는 없을까?


돈이라는 가치잣대를 딛고 일어서면 된다. 돈으로부터 독립하는 것 이다. 우리가 '의식주'의 '식'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은 배가 고픈 데도 밥이 나쁜 것이라고 단정짓고 굶으면서 버텼기 때문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마음만 먹으면 밥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기 때 문이다. 돈에서 독립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나쁜 것이라고 단정 짓고, 애써 눈 가리고 돈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정도로 충분히 벌면 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할까? 나는 지금도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기를 쓰고 있는데. 하루종일 일하면서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세상 속의


돈을 지키는 법을 몰라서이다. 돈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돈에 대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평생을 두고 돈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다. 고등학교 때 문과를 선택하면 흔히 똑똑하다고 소문난 소수의 친구들만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배우고, 이과를 선택하면 아예 접할 기회가 없다. 그런 상태로 어른이 되어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금융업계에 종사할 사람이 아니라면 공부할 기회가 아예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경제와 금융의 파도를 피할 수 없다. 20대가 넘어가면서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누구나 재테크를 마주하게 된다.


금융교육이 필요한 또다른 이유는 내가 처한 답답한 재무상태 문제 의 본질이 '지금 당장 내가 돈이 많고 적냐'가 아니라, '돈을 지키는 방법을 아느냐 모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돈이 많더라도 돈을 지키는 법을 모르면 돈으로부터의 독립은 이룰 수 없다. 돈을 지킬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과 확신이 없으면 어렵게 벌어들인 돈이 쉽게 빠져나가기 마련이며, 돈 이외의 가치잣대로 시선을 돌리기가 어렵다. 결국 돈 이외의 가치잣대로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수업을 들어도,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지 않으면 실력이 쌓이지 않는 것처럼 자기 힘으로 돈을 굴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펀드같은 방법을 통해 나의 자산관리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법도 방법이겠지만, 사회 전체가 돈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돈에 대한 지식이 상향평준화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돈으로부터의 독립을 할 수 있다. 자산관리기업이 물고기를 잡아다 주는 것보다 개개인 모두가 물고기를 잡는 방법 을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경기가 오를 땐 다 같이 부자가 되면서 빈부격차를 줄여 사회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고, 경기가 무너 질 때 사회 구성원 전부가 주체적인 위험과 책임감을 가지고 더 현실적 이고 건강한 대책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터지면 부자들의 탐욕에 손가락질하는 것보단 나 또한 금융시장에 참여한 일원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위기를 견디면서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훨씬 건강하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돈에 대한 주체적인 판단력을 가지게 하는데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두발 자전거 타는 법을 책으로 알고 있다 하더 라고, 실제로 처음 타보면 넘어질까봐 무섭다. 이 때 뒤에서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훨씬 수월하고 편안하다. 그래서 개인이 직접 돈을 굴릴 때 옆에서 각자의 재무상태와 성향에 맞쳐 도와주는 '돈에 대한 코칭'이 필요하다.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즉, 인공지능을 활용한 PB서비스의 개인화, 대중화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돈에 대한 교육(금융교육서비스)과 돈에 대한 코칭(금융 코칭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이 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원리를 찾겠다는 원대한(약간은 허무맹랑한?) 포부를 가진채 고등학교 세계사, 윤리와 사상, 경제 인강을 뒤적거리고, 돈과 관련된 책과 영상을 찾아보며 고민하고 방황했다. 그러다 이제 겨우 방향성을 흐릿하 게나마 찾아내었더니 벌써 26살이다. 그래도 이 길이 맞다고 생각이 들 었는데, 뚜벅뚜벅 가야하지 않을까. 내 진로에 대한 선전포고랄까.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평생이 걸릴지 모르지만 이게 옳고 중요한 방향인 것 같은데 갈 수 있는데까진 가봐야하지 않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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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세상


지금 우리들은 자신들의 잠재력이 가진 색깔을 신경쓰지 않은채 단조로운 빛깔이 나는 돈이라는 가치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무채색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상당히 무기력한 생활을 하는 것은 가슴속에 나만의 가치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세상'이 아니라 '돈이 사는 세상', '남이 사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돈!돈!거 리는 문화는 돈이라는 가치잣대만 있는 우리들이 만들어낸 분위기이다. 이 말은 반대로 우리가 여러 가치잣대가 만들어내면 충분히 돈!돈!거리 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이 더 좋아지고 따뜻해질 여지가 있다.


금융교육과 금융코칭을 받아, 살아가는데 돈 때문에 비참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정도로 돈을 지킬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찾고, 그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개개인의 가슴속에 자신만의 스토리가 자리잡히고, 자존감과 자신감은 올라갈 것이다.


우리는 돈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주려는 것이지, 돈을 엄청 나게 불리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어마무시한 수익률을 통해 돈을 누구보다 많이 벌어들이겠다는 자세는 우리의 방향과 맞지 않다. 그건 ' 돈이라는 가치잣대'를 강화시킬 뿐, '돈으로부터의 독립'은 만들어 낼 수 없다. 돈에 대한 독립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모두가 자신의 돈을 안정적인 수익률(5~8%정도)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과 확신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돈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 안정적인 재정상태가 유지될 것 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사람들의 시선이 '돈'에서 '돈 이외의 가치'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꿈은 '돈으로부터의 독립'을 통해 '가치잣대를 다변화'시켜 개인들이 각자 자신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저녁 자리에서 삼겹살에 소주 마시면서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는지 잃었는지', '아파트담보대출 갚는게 얼마나 빡빡한 일인지'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뿌듯함과 자부심'을 실컷 떠들 수 있고, 그걸 듣는 사람들도 그 내용에 대해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는 사회 말이다. 각자 자기만의 일을 추구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그게 돈 을 많이 버는지 안 버는지에 상관없이 자랑스럽게 떠들 수 있는 시간들, 만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의 색깔은 빨간색, 너는 주황색, 다른 사람은 노란색 ··· 이렇게 각자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다채로운 무지개 빛깔이 나는 세상이 오길 꿈꾼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그 방향으로 바꾸는 기반을 닦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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