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입니다
나는 14년 남짓 방송 작가 활동을 해온 작가다. 더불어 현재는 작은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자 제빵사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아마 그럴 것이고. 하지만 글과 빵은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여서, 내가 작가 겸 디저트 카페 사장이라고 하면 다들 엥? 하는 반응을 보인다. 너무나도 의외라는 표정을 보면 무척 재미있다. 누군가에게 의외의 사람으로 보여 지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글과 빵을 함께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좋아하니까.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둘은 많이 닮았다. 글은 누군가의 마음을 풍족하게 채워주고 빵은 누군가의 주린 배를 넉넉하게 채워주니까! 뭐 이런 낯간지러운 비유가 아니더라도. 손끝으로 무언가를 창조해 낸다는 것, 내가 만들어낸 무언가로 누군가가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닮았다.
사실 글을 쓰기에 앞서 작가의 이야기와 제빵사의 이야기 중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어 글을 써야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둘은 내 삶에 언제나 공존했고, 그렇기에 글에서도 엎치락뒤치락 글과 빵이 섞여져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치 버터와 밀가루가 반죽기 속에서 마구 뒤섞이듯 말이다. 부디 작가와 제빵사의 삶이 섞인 이 레시피가 좋은 글을 만들어내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