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보글보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남세아 Jul 16. 2022

너희가 폭로 맛을 알아?

디스패* 폭로 왕을 만나다

"안녕하십니까? 바쁘실 텐데, 누추한 곳까지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누추하군. 이런 곳에서 할 줄 몰랐습니다. 오늘은 이동시간 고려하여  분만 인터뷰하시죠."


"잘 알겠습니다. 박사님!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오늘 폭로에 대해 잘 배워서 앞으로 폭로 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참,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폭로라뇨? 좋은 글 또는 고품격 보도가 적합할 것 같은데, 조금 더 연구해야겠어요. 폭로는 사전을 찾아보면 부정적인 뜻입니다. 단어 사용부터 고쳐 쓰세요.  직업 특성상 오늘 인터뷰어에 대해서 사전 조사했는데, 작가님 아니 브런치 작가님오랜 시간 군 복무를 하셔서 그런지 조금 더 융화가 필요할 것 같네요. 그나마 정보부대에서 복무했길래 융통성도 있고 대화가 통할 줄 알았는데, 인터뷰가 걱정입니다. 오늘 잘 듣고 가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박사님 저서 '너희가 폭로 맛을 알아'를 조금 아는 척하려다 보니까 어설프게 다가섰네요. 그나저나 저에 대해서 조사까지  것을 보면 정말 치밀하십니다. 사실 이번 주 보글보글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하게 읽다 보니 많이 부족했습니."



"괜찮습니다. 허접한 제 책까지 읽어주시고, 고맙네요. 브런치 작가님 아니 길어서 불편하니 그냥 작가님으로 불러드리죠. 작가님 정성이 갸륵해서 인터뷰 끝나면 다른 책 한 권 선물로 드릴게요. 그런데, 작가님은 정독한 것 같지 않은데요. 책을 읽어보면 제가 쓴 폭로란 단어가 다른 의미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작가님이 조금 무른 줄 알았는데,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니 희망이 보입니다. 여하튼 시간 없으니 빠르게 진행하시죠."


"감사합니다. 박사님! 제가 오늘 듣고 싶은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박사님께서 디스패*에서 활동하실 때 신의 영역을 창조하셨다다른 기자나 박사님들에게 찬양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기억나는 '폭로 글' 또는 잘 쓴 글을 뽑아주시지요."


"음. 전혀 신선하지 않은 질문이지만, 답변하지요. 하나 아셔야 할 게 있는데, 사실 이번 질문은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먼저 작가님께서 디스패* 폭로 글을 찾아보고 조회수가 높거나 파급효과가 사례까지 연구하면서 인상 깊은 글을 제시하며 질문해야 합니다. 그럼 인터뷰이더 친절하게 답변하겠죠. 혹시 유명 여배우 필로폰 사건 시나요?"


"아! 그럼요.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사건이죠. 그 글을 박사님께서 쓰셨구나.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뇨! 잘못 쓴 폭로 글을 알려주려는 겁니다. 지금 여배우가 뭐하는지 아십니까?"


"교도소 다녀와서 자숙하않나?"


"참. 교육하기 좋은 모범 답변을 하시는군요. 삼 년 전에 호주로 이민 갔어요. 여배우 필로폰 사건은 무혐의로 최종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처럼 아무도 모르지요. 보통 폭로는 누군가의 제보로부터 시작하죠. 그래서 제보자의 신뢰가 상당히 중요하답니다. 여배우 필로폰 사건 제보자는 여배우가 필로폰시도한 정황만 가지고 친한 기자에게 알렸고, 기자는 자극적인 내용이며 높은 화제성을 고려하여 사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폭로 글을 생산했습니다. 글솜씨야 탁월했으니까요. 결국,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었죠.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시간 없으니 핵심만 잘 들으세요. 폭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입니다. 정확한 사실 조사가 있어야 하고 확신이 섰을 때 다른 불순한 목적 없이 다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배우 필로폰 사건' 글은 우리 시대 최악의 글입니다. 글 쓰는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어요."


"아! 제가 참 모자란 사람입니다. 우문현답이군요. 잘 새기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입니다. 박사님께서 생각하는 폭로란 무엇입니까?"


"또또또, 폭로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까 임기응변도 부족하네요. 그나마 첫 질문보다 괜찮군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전 폭로를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제 글을 보셨다면 아실 텐데, 명칭은 폭로라고 썼지만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아프게 하려는 목적으로 쓴 적 없습니다. 제가 평소 말도 거칠고 문체도 딱딱하며 투박하지만, 글 방향은 항상 선함을 추구합니다. 수십 년간 글을 쓰니까 활자로 다른 사람 가슴에 못을 박거나 찢는 것은 우습지요. 오히려 보살피고 쓰다듬으며 위로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을 조금 쓰다 보면 자신을 과시하거나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저격하거나 거짓 글을 쓰는 향이 나타납니다. 사실 그런 작가들을 보면 화가 치밀보다는 불쌍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듭니다."

 

"왜죠?"


"자 손가락질 한번 해보세요. 검지는 상대방을 향하고 다른 손가락은 어떻게 되죠?"


"네 개 손가락은 저를 향하지요. 그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아뇨. 자세히 보세요. 세 개 손가락만 작가님을 향합니다. 다른 하나는 전혀 다른 곳을 가리키죠. 가시 박히고 무거운 엄지손가락은 저격하는 사람이나 저격받는 사람 주변으로 향한답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른 사람들까지 아프게 하는 거죠. 심지어 저격하는 사람 주변 사람이 아플 수도 있는데, 그게 가족이 수도 있답니다. 절대 남을 아프게 하는 목적으로 글을 쓰면 안 됩니다."


(남이의 생각 창고 블로그 2022년 7월 14일) https://m.blog.naver.com/honamwon/222213398159?view=img_3

"아.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따끔하고 뜨끔하네요. 그럼 마지막 질문드리겠습니다. 미리 부탁드렸던 부분인데, 이번 보글보글 매거진 폭로 글 중에 특별히 마음에 드는 글이 있으신가요?"


"우리 작가님 아직 공부가 안된  같아서 저랑 자주 봐야겠어요. 아르웬 작가 글 읽었어요?"


"예. 잘 읽었죠."


"거기 보면 DMZ 유병국 소령 만난 이야기 기억나요?"


"네. 아무래도 제 관심사라 여러 번 읽었죠! 사실, 그 글에서 영감을 얻어서 박사님께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아르웬 작가께서 좋은 일 하셨군요. 그리고 작가님의 자세도 바람직합니다. 잘했어요. 이번 보글보글 매거진에 올라온 모든 글은 제가 추구하는 폭로 글에 가깝습니다. 누군가를 아프게 하려고 폭로하는 글이 아니고 위안이 되고 을 주는 좋은 글로 가득하죠. 사실, 작가님이 말씀 안 하셔도 보글보글 매거진을 꾸준히 고 있어요. 열정 구독자랍니다. 작가님이 가끔 주제를 벗어난 글을 써서 그렇지 하나같이 좋은 글로 가득하죠. 제 기준으로 볼 때 이번 폭로 글은 대성공입니다. 제가 폭로에 대해서 세운 기준에 충족합니다. 기준은 세 가지 요소인데요. 첫째는 사실입니다. 진솔한 글이어야 하죠. 모두 표현은 서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쳤고 진솔하게 잘 담았더라고요. 둘째는 화제성입니다. 로운 작가는 고삼 딸이 등장했으니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겠죠. 김장훈 작가는 가족을 총출동시켰습니다. 한전 차장님까지 끌어들이는 초강수를 는데, 이슈가 안 되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유정 작가는 조금 아쉬웠죠. 이번에 '젖습니다. 치리 리릿' 이걸  했는지 모르겠네요. 참 재미있는데, 그래도 다른 필력으로 은근히 울컥시키는 재주가 있어요. 제가 열성 팬이라고 전해 주세요. 그리고 아르웬 작가는 브런치에서 함께 글을 나누는 많은 작가들과 뜻을 같이 했잖아요. 중재자 역할도 잘하고 있어요. 차영경 작가요? 존재만으로도 이슈입니다. 직접 보셨다면서요. 별명이 레드문 여신이라고 들었습니다. 출간한 지 정확하게 일 년된 책에 저자 서명받으려고 계속 들고 다닐 정도입니다. 이렇듯 모두 화제성 가득한 글과 작가들이죠. 마지막 중요한 요소 교훈입니다. 작가들이 쓴 글에 댓글 봤나요? 한번 읽어보세요. 하나같이 감동이 밀려옵니다. 서로 응원하고 함께 글 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주옥같은 글 중에 하나를 뽑으라고요. 그 짓은 못하겠네요. 아! 다른 하나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작가님 글은 아직 못 봤으니 다른 작가들 수준 따라가려정말 열심히 쓰라고 조언 정도 할 수 있겠네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작가님 말씀을 듣다 보니 이번 주제를 정말 잘 정한 것 같네요. 제가 로운 작가한테 커피 하나 보내야겠어요."


"아이고, 작가님! 그 시간에 한 문장이라도 더 쓰고 퇴고하세요. 아직도 오탈자와 비문이 가득하답니다. 하하하"

 

"하하하. 박사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쭈어봐도 될까요"


"약속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그만하시죠. 아니다. 섭섭해하시겠네. 물어보세요!"


"브런치를 하신다고 했는데, 혹시 필명이 어떻게 되나요?"


"하하하. 이 양반 보시게. 당연히 비밀입니다. 열심히 습작이나 하세요. 참고로 전 보글보글 멤버 전원을 구독하는 사음절입니다. 찾아보세요. 하하하. 오늘 즐거웠습니다. 건필하세요!"




* 당연히 꾸며낸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내용에 포함한 작가님들 사전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이번 주 : 폭로 글

다음 주 : ?


이전 글 : 민트 집사님 글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글을 각각의 색으로 매일 한 편씩 발행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작가님들은 매주 일요일 주제가 나간 이후, 댓글로 [제안] 해 주시면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냥한 탈을 쓴 냥집사를 폭로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