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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Jul 08. 2021

브런치 인기글 알고리즘 분석

브런치 합격 수기 & 브런치 인기글 선정 수기

 브런치 가입 이후 3주간 평균 조회수 20회 정도의 일기만 쓰다가 우연히 [브런치 인기글]을 만들어 보겠다는 작은 목표가 생겼고, 당일 인기글에 게재된 200여 편의 글을 표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 글을 작성한 다음 날부터 발행한 글들이 연속으로 인기글 목록에 게재되었고,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크게 증가하여 글쓰기에 대한 동력을 얻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글 자체는 조회수가 별로 높지 않다는 것이다. 글의 조회수가 중요하진 않지만 허덕이고 있는 내 노력의 결실에 살을 보태고자 추가로 퇴고했다. 늦게 나마 이 글도 브런치 인기글 대열에 올라가길 희망한다.

 발행된 글의 수정 기능은 브런치 북을 만들기 전 수많은 퇴고를 통해 글의 완성도를 높이자는 운영진의 숭고한 뜻으로 이해하고 기존에 발행한 다른 글도 조금씩 다듬는 정성을 더했다.

 인기글 작성 전 상황에서 분석한 내용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서 본문은 문맥의 흐름이 어색한 부분만 수정했다. 더하여 일러두기와 사진 그리고 글 작성 이후 일주일간 선정된 브런치 인기글 목록을 후반부에 추가했다.




욕망이 생겼다. 

 글 모임 멤버 중 멋진 글과 그림을 선물하작가분께서 신의 글 조회수가 1,000회를 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순간 너무 부러웠다. 소식을 듣고 나는 가장 먼저 브런치에서 '브런치 인기글'을 검색했다.

 내 글 쓰는 목적은 명확하다고 자부했지만, 마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듯 찌질하고 목적성도 없는 사촌만 많은 페르소나였다. 하여튼, 크게 흔들린 것이다. 좋게 말하면 영감을 얻었고, 선한 영향력을 받았거나 글쓰기에 대한 동력 또는 자극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삶을 구성하는 소중한 다섯 가지에 대한 소소한 10년간의 기록을 통해 그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기 위함'이라는 허세로움에 있다. 더 깊은 신념화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왕 시작한 글쓰기인데, 나도 '브런치 인기글' 한번 정도는 써봐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시답지 않은 욕망이 조금씩 생겨났다.

 브런치에 가입한 지 20일이 지났고, 꾸준히 글을 쓰는 중에 오늘 일로 신선한 자극을 받기도 했지만, 때마침 지금껏 30~40회 조회수를 기록하던 글들이 갑자기 하루 200회 이상으로 폭등하면서, '물들어 올 때 배 띄운다'는 삶의 몇 안 되는 진리를 실천하고자 한다.


처음으로 조회수가 오른 글


 이틀 전에 기록한 '세월에도 장사 있다'란 글이 호응이 좋다. 사랑하는 장모님을 예찬한 글인데, 어딘가에서 노출되어 조회수가 급등한 것 같다. 아니면, 글 모임의 정말 예쁘고 멋진 글과 그림을 선물해주시는 작가님 작품에 내가 남긴 댓글로 인한 반사이익이 발생하여 조회수까지 올라간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나름 최근에 남겼던 글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글이긴 하다.

 몇 번의 검색과 홈페이지를 확인하면서 '브런치 인기글'의 공통점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다. 더하여 스스로 만족하는 글을 홍보하는 목적 배 띄웠을 때 신나게 노를 젓기 위해서 오랜만에 분석 모드로 접근한다. 인기글을 써보지 못한 사람이 인기글을 분석했다는 것에 실소하거나 무시할 수도 있지만, '평생 독후감 한번 제대로 써본 적 없는 사람이 브런치를 알고 3일 만에 단 한 번의 시도로 합격한 노하우'처럼 어쩌면 나도 인기글 글쓴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도전해 본다. 혹시 이글이 인기글이 된다면 나름 분석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합격수기로 인기글에 도전해야겠다




1. 신선한 제목 설정

 우선, 제목이 신선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브런치 인기글'은 제목부터 남다르다. 최근에 이슈가 된 주제를 다루거나 생경하지만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소재를 포함하거나, 자극적이며 독자에게 정보를 줄 수 있는 제목을 선정해야 한다. 나처럼 아무도 모르는 I0234, 벼락치기, 비밀여행, 좋은 버릇, 변심, 너의 일기 같이 혼자만 알고 있거나 특정 독자 하고만 주고받는 특수 언어들은 누적 조회수가 30~40회만 유지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제목이 신선한 것일까를 고민했다. 이 상황도 웃긴 것은 내가 여태껏 쓴 글 중에 인기글이 없는데, 신선한 제목을 논하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브런치 합격수기'를 불합격자가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브런치 작가'가 되야지만 글을 게재할 수 있으니 이 문장도 성립되지 않는다.

 하여튼, 브런치 인기글에 올라와 있는 작품들의 제목을 보니 '적당한 길이의 문장으로 되어 있는 제목이 많다.' 예를 들어 '조카, 우리 좀 거리를 둘까', '새들은 똑바로 날지 않는다', '세월에도 장사 있다'처럼 짧은 대화 글 또는 문장으로 인기글에 접근해야 한다. 세월에 장사 없다가 맞는 거 아냐? 조카와 사이가 안 좋을까? 등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새들이 똑바로 날지 않았구나 처럼 새로운 정보를 알려준다면 눈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기글이 되면, 확신한다로 바꾸고 싶다.)


2. 핵심 연관 검색어

 둘째는 연관 검색어의 중요성이다. 브런치 알고리즘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발행한 글과 연결되어 있는 SNS와 구독자, DAUM 게시판에 영향을 주고, 유입 키워드를 통해서 확장되는데, 일정 조회수가 넘어서면 인기글로 선정되면서 조회수가 폭발한다. 한번 조회수가 급등하면 다른 글을 포함하여 주변 작가나 댓글을 단 사람까지도 반사이익이 발생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인기글이 되기 위한 연관 검색어는 무엇일까? 아쉽지만, 이것도 정답을 알 수는 없다.

 다만, 현재 게재되어 있는 브런치 인기글 200여 개를 훑어보니 '아이, 어머니, 엄마, 아빠, 남편, 언니, 동생, 부모님' 같은 가족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이 보인다. 헉, 내가 공통점을 찾아낸 것인가? 내 글 중에 '세월에도 장사 없다'는 장모와 사위가 부재였고, '조카, 우리 좀 거리를 둘까'도 조카가 포함되어있다. 아주 미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하자. 하지만, '조카'글은 그림이 너무 예쁘다. 내 글에다 가져다 쓰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몰라서 작가분께 여쭤보고 포함시키려 한다.


3. 멋진 그림과 사진

 세 번째는 앞서 언급한 '조카'글처럼 멋진 그림 또는 사진이 포함되면 인기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우선 7월 8일 브런치 모바일 홈에 게재되어 있는 인기글 중에 사진이나 그림이 포함되지 않은 글은 없다. 게다가 비교하기는 우습지만 '장사'글도 표지가 한몫했다. 동해에 이름 모를 항구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정박해 있는 선박과 멀지 않은 곳에서 비상하는 갈매기를 한 화면에 적절한 구도로 담아서 꽉 막힌 코로나를 탈출하는 듯한 대리만족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 준다. 온전한 내 생각이다.


like green 님의 그린 그림일기 (난 요즘 이 그림에 빠졌다)



4. 구독자의 힘

 네 번째는 구독자 수다. 글을 잘 쓰는 작가분들은 많은 구독자가 있다. 이것도 당연한 말이다. 우선 글을 잘 써야 독자가 많다. 하지만, 가끔 인기글 중 선정 사유에 의문점이 는 글보인다. 작가의 심오한 뜻을 내가 이해 못했거나 사촌이 많은 페르소나의 배아픔일 수도 있지만, 오탈자도 많고 맥락도 잘 모르겠고 감동과 기쁨을 지 못한 글이 아주 가끔 있다. 그런 글의 공통점은 작가의 구독자가 많거나 최근에 인기글을 작성했던 적이 있는 경우다. 한번 인기글이 되면 세를 형성하게 되고 앞서 언급한 반사이익을 통해서 어느 정도 유지가 된다. 그렇다면 구독자는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이건 누가 좀 댓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인스타 팔로워가 백 명대이고 브런치 구독자가 21명인 내가 논할 부분이 아니다.



5. 기획력과 문장력

 다섯 번째는 글쓰기의 핵심인 기획력과 문장력이다. 브런치 스텝들이나 회원들은 대부분 글을 쓰거나 읽는 것을 좋아해서 가입했기 때문에 각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문장력이야 어려서부터 언어영역과 일기, 글쓰기, 독후감 등 꾸준한 학습을 통해서 향상했어야 하는데, 나의 경우 현생에서는 어림없고, 앞으로는 다양한 글쓰기 노하우 강좌를 통해서 맞춤법이라도 틀리지 않는 수준이나 지켜야겠다. 그것도 쉽지 않다. 퇴고할 때마다 오탈자가 나오는데, 네이버 맞춤법 어플만 탓하는 나는 점점 작아진다.

 그렇다면 기획력은 어떨까? 이 부분은 선척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평소에 이야깃거리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공기의 흐름을 잘 읽고 글을 어떻게 풀어갈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못한다면 기획력을 향상하기 위해 관련 책이나 강좌를 듣는법도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모방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획을 접하게 되면 우선 수집하고 기획 요소 중 누가와 언제, 어디서 등의 요소만 바꿔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 근사한 기획안이 될 수 있다. 성공한 방법은 아니다. 사실 나는 전자에 속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아직까지 기획에 대한 부족함은 느껴 보진 못했다. 거만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우물에서 놀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6. 다작

 마지막은 꾸준하게 글을 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생각한다고 기술한 이유는 내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까지 2,000자 정도의 일기 또는 에세이를  쓰고 있다. 미약하지만 60여 일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았고, 조금씩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스로 담론이나 글쓰기가 늘고 있다는 착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작가'라는 아주 어색한 호칭도 들어 봤으며, 글 모임도 하면서 많은 작가님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중에는 '브런치 인기글' 작가님들도 계시고 내 수준에서 볼 때 노벨 문학상에서나 볼듯한 수려한 문장을 써서 감동을 주시는 진짜 작가님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매일 내 글을 꼼꼼하게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 애독자 아내가 있다. 이런 환경에서 꾸준하게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 '브런치 인기글'에 떡하니 올라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작성한 글이 인기글이 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제목을 신선하게 작성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글도 '브런치 인기글'이라고 설정했다. 다행히도 이전에 동일한 제목으로 작성된 글은 없다. 근데 왠지 진부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문장으로 쓰려고 했더니  비슷한 몇 개 글이 있고 내용도 비슷하다. 점점 인기글은 멀어져 간다. 그럴 바에는 그냥 '브런치 인기글'로 명명하고 부제를 고민해야겠다. 혹시 누군가는 신선해할지도 모르니까.

 문장력은 알고 있는 단어 수준이 중학교 1학년 정도이다 보니 '알아듣기 쉬운 체' 정도로 편하게 써야겠다. 걱정인 것은 오늘 너무 길게 썼다. 어쩌다 쉬는 날이 되어서 천천히 글을 쓰다 보니 이것저것 마구마구 배설하고 있다. 절제의 미학이 필요한데, 많이 부족하다.

 다음은 그림과 사진이 문제인데, 글 모임의 멋진 작가님 그림 좀 빌려 왔으니 기본은 했고, 타이틀과 중간에 사진은 최근 촬영한 마음에 드는 몇 개의 사진으로 첨부해야겠다. 연관 검색어는 가족 중에 하나가 필요하니, 사랑하는 "아내"와 "브런치", "인기글" 정도로 정해보고,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바람잡이들이 필요한데, 우선 글 모임 친구분들한테 솔직한 내 글을 보여주고 읽어 달라고 애원해야겠다. 내 글쓰기 목적과 반하는 행동이라 최애독자 승인을 받고 독자 모집도 한번 해봐야겠다.

 기획력과 문장력은 당장 수준을 높일 수 없으니 인플루언서처럼 글 중간에 구분선도 넣고, 글자색도 바꿔보고 적절한 단락도 나눠서 한눈에 잘 들어오도록 다듬어야겠다. 다수가 모바일로 읽어 볼 테니 스마트폰에서 직접 확인도 해야겠다.

 이 글 하나로 성실함을 녹일 수 없으니 발행한 후에도 여러 번 수정하면서 글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브런치 인기글' 200번째쯤 걸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한다.


일주일간 작성 글 목록 (8개 중 6개 인기글 게재)


7. 9. 스스로 손톱을 자를 수 있는 나이는? (조회 2500)

7.10. 잊어버린 수첩과 잃어버린 기억 (X) 

7.11. 제 아내가 그 어려운 것을 또 해냅니다 (조회 13500)

7.12. 아빠, 편지 주세요

7.13. 일을 잘하지 않으면 못하는 건가요?

7.14. 아빠가 뉴스에 나와요!

7.15. 어쩌면 평범한 한달살기의 마지막 날 (X)

7.16. PPL이 간접광고 아니야?



21.7.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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