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놔야 산다

빈 손바닥 위에 내려앉은 평온

by 내려놔야 산다


​다 부질없지만


​애써 움켜쥐려 했던 것들이
손가락 사이 모래처럼 빠져나갈 때
비로소 빈 손바닥이 보였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바삐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니
길가에 이름 없는 풀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룬 것도, 가질 것도
결국은 저무는 노을 앞에 한 줌 볕일진대
무엇을 그리 서둘러 달려왔을까요


​다 부질없다 말하며 웃어 넘기니
비어 있는 마음자리마다
바람이 찾아와 쉬어 갑니다


​부질없어 참 좋습니다
가벼워진 어깨 위로
오늘의 평온이 가만히 내려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