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15년 넘게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담당이 정해지지 않은 일들이 많았어요. 흔히 잡무라고 생각되는 것들. 예상하신 대로 사무실 정리 정돈과 청소에 관련된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도 오랜 기간 '이런 일까지 해야 해?!'라며 불만이 많이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이런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하루 종일 머무는 공간인데 깨끗하면 좋잖아요.
처음에는 개인적인 공간만 정돈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마주하는 책상, 업무를 보려면 반드시 열어야 하는 서랍, 모니터 배경화면 같은.
연차가 쌓이고 업무가 익숙해져 여유가생기니 탕비실이나 회의실 같은 공용 공간, 심지어 화장실까지 제가 맡아서 관리를 했고요. 여름이 다가오면 사다리 가져다가 천정의 에어컨까지 두어시간씩 청소를 했으니 좀 유난스러워보이긴 했겠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실제로 '뭘 그렇게까지'라는 표현도 했습니다. 하지만 퇴사할 때까지 주기적이면서 체쳬적으로 관리를 하면서 생각을 지켰습니다.
내가 머무는 공간을 관리하는 것은 나를 돌보는 일이다.
라는 생각을 말이에요.
공간 관리에 대한 시선을 바꾸고 나니 아무 감각 없이 사용하던 것들에 의미가 생기고 정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의 책상을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돕는 가장 좋은 조력자이고, 음료와 간식을 보관하는 탕비실은 나에게 유식을 주는 친구 같은 존재라는 식으로요.
오늘, 내가 머무는 공간의 한 뼘을 정리 정돈하는 것은 어떨까요?
SOMA 공간 정리, 자기 돌봄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