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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A Sep 23. 2015

달고도 쓴 해결책

시작은 달콤하나 끝은 언제나 씁쓸하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었고, 또 다른 인연을 잃었다. 내가 끊어버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부자연스럽게 끊겨버린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만나 우연히 헤어짐을 갖는 것들이 정상이라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부자연스럽게 끊기던 경우가 이번이었다. 연락 없이 자연스럽게 끊겨버린 너와 내가 침묵을 나누던 사이에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지 못했던 터라 오해가 생겼고 그 계기로 우리는 한츰 더 멀어지게 되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었다. 누군가는 최선을 다했고, 누군가는 그로 인해 당황스러움과 불편함을 느껴야 했을 것이다. 불편한 침묵을 갖게 된 우리는 점점 더 깊이 가라앉게 되었다.


가라앉던 도중에 서로가 처음으로 말문을 텄다. 내 생각은 이랬다고, 넌 어떠냐고. 대화를 통해 그동안의 오해가 풀렸지만 남은 건 역시 침묵뿐이었다. 그 누구도 애써 그 대화를 이어가려 하지 않았다. 마지막을 시작으로 바꿔버릴 힘을 다 써버렸기 때문일까. 그렇게 당신과 나는 달고도 쓴 끝자락을 맛보게 되었다. 그래도 돌이 켜봤을 때 즐거운 대화를 나눴던 우리의 그 순간을 추억하며 서로는 각자의 길을 갔다.


수줍고도 환하게 반겨주었던 서로의 인사는 서먹하게 번져가 버렸다. 이제 누군가에게 또 해명을 하고 오해를 풀어나가야 할까.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끝이 오는 건 내가 어찌할 수 없지만, 나쁨이 거기까지 번지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게 내가 선택한 마지막 끝자락이었다. 일일이 누군가를 찾아 헤매기보다, 가장 오해가 심하지 않았을까 싶은 사람에게 먼저 말문을 텄다. 거기까지에는 많은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섣불리 당신이 날 오해했다는 것과 동시에 나 또한 당황스러움을 느꼈으니까 말이다.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당신과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그만큼 오랜 시간 당신을 관찰한 적도 없다. 그러니 그냥 짐작만 할 뿐이다. 나의 관계를 통해 당신이 이런 사람이지 않을까. 서로가 '부담스러움'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멀어짐은 존재했고 다들 직감했던 것 같다. 어느새 그게 현실로 다가왔을 때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방법을 몰랐던 거지.


단지 흘러가는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편한데, 많은 의미를 부여할수록 당신은 흘러가는 인연이 아녔다고 본다. 어떤 의미가 되었던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연이 거기까지 있다고 해도, 나는 당신의 내일을 응원한다. 어떻게 보면 우린 다른 의미로 만나 또 시작하게 될 지도 모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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