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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mGH Nov 18. 2018

05. 법인카드로 밥값 하려면

기자를 만날 때 생각하는 5가지

PR담당자는 억울하다. 기자와 법인카드로 맛집 탐방을 다닌다는 건 큰 오해다. 근무시간의 한계 때문에 점심시간을 쪼개 만난다는 게 정확하다. 그마저도 식사 미팅의 경우 약 1시간 30분, 티미팅은 30분 안팎이다. 마주 앉아 수다를 떨 여유가 없다.


기자들의 눈은 반짝인다. 말은 해야 하지만, 말실수는 조심해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아이스-브레이킹'은 물론 회사의 긍정적 인상도 심어야 한다. 헛소리를 해 괜한 정보만 노출하는 건 마이너스다. 이처럼 미디어 미팅은 근무의 연장이다.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법인카드를 쓰는 건 나름 큰 책임감을 준다[출처 = pixabay]


① 적당히 입을 다물고 경청한다.

기자도, PR담당자도 사람이다. 생판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소개팅만큼 어색한 분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이슈를 건드린다. 그러나 대화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진 말자. 소위 TMI(too much information)를 제공할 수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하다간 낭패를 본다. 민감한 정보도 노출하기 마련이다. ▲공식 발표하지 않은 전략과 성과 ▲중요한 조직원의 개인적 이슈 ▲다른 매체의 취재 등을 포함한다. 모두 추가 취재를 진행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 괜한 위기를 야기하는 셈이다.


기자는 PR담당자를 만나기 전 이슈를 파악한다. 검색 포털에서 최소한 회사명, 주요 서비스, 주요 임원의 레퍼런스 등을 검색한다. 관심이 있다면, PR담당자가 말을 꺼내기 전 질문을 한다. 우선 듣는 것부터 연습하자. 나의 역할은 질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뉴스거리'가 된다면, 취재를 지원하면 된다.

[출처 = pixabay]


② 엠바고, 오프더레코드를 적절히 활용한다.

엠바고와 오프더레코드는 보도 중지 요청이다. 보통 정보를 공개하는 게, 공익에 어긋날 경우 요청한다. 최근 들어선 좀 더 넓게 활용한다. 기자들의 취재 편의를 위해, 혹은 취재 대상의 사정을 고려하기도 한다.


미디어를 만나 거창하게 용어를 말하는 건 이상하다. 다만 대답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면, 간접적으로 언급한다. 공개하기 어려운 실적,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사업을 설명할 때 전제로 깐다. "기자님, 저희가 방향은 잡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운 상태입니다. 구체화 해 취재하실 수 있을 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엠바고는 정말 좋은 핑계다. 기업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을 설명하면서도, 공식 보도는 미룰 수 있다.

[출처 = pixabay]


③ 최소한 누구를 만나는지는 알고 나가라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자리다. 최소한 기자의 출입 분야는 알고 자리에 나가자. 멀뚱멀뚱 휴대폰 번호와 메일 주소만 챙겨 가는 태도는 좋을 것이 없다.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의 미디어 리스트에는 IT, 중소기업, 유통, 여행 산업을 담당하는 기자가 섞여있다. 각 미디어마다 우리를 편입한 부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산업군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는지는 파악해야 대화가 가능하다. IT기자를 앞두고, 유통을 출입하냐고 묻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사람에 대한 첫인상, 기업에 대한 첫 느낌을 결정하는 건 '디테일'이다.

[출처 = pixabay]


④ 회사설명서 등 자료를 준비한다

자료를 준비하는 PR담당자가 의외로 적다. 기자가 출입 등록을 한 이후 처음 만난다면, 회사 정보를 정리한 자료를 전달하는 게 좋다. '취재할 테면, 당신이 찾아보라'는 태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특히 위드이노베이션 같은 스타트업에겐 중요하다. 성장 궤도에는 올랐지만, 여전히 대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미디어의 관심을 받고 싶다면, 사업과 성과를 체계적으로 소개해야 한다. 대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고, 주요 인물의 인터뷰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 인쇄한 회사소개서를 받은 기자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출처 = pixabay]


⑤ 회사의 강점과 사업 이슈는 확실히 인지하자

"기자님, 그건 제가 정확히 찾아보고 말씀드릴게요." 미팅 시 가장 민망한 순간이다.  회사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걸 고백한다. 대부분 대화 주제는 회사가 중요하게 진행 중인 사업이다. 관련해 대략적 숫자마저 차후 확인해야 한다면, 순간 대화가 뚝 끊긴다. 신뢰는 떨어지고, 흥미도 사라진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기자가 관심을 갖는다면 그 시점에 적절한 정보를 줘야 한다. 인터뷰는 물론, 주목받을 만한 제목의 기획기사가 나갈 호기를 잡자. 그래야 회사돈으로 낭비 없이, 밥값 한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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