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주어디가 May 28. 2024

[국내여행] 아직 안가봤다구례?

어쩌다 구례-공주 3박 4일


몇 달 전부터 기다리던 국내여행!!

강원도 인제를 종횡무진했던 여행메이트들이 애정하던 도시.

5월의 아주 좋은 날 구례로 떠났다-



2024년 5월 15일(수)

[서울 > 정안휴게소 > 남원시장 > 천 개의 향나무 숲 > 숙소]


아침 일찍 등촌동에 집결하여 차 한 대로 출발-

이번 여행에는 4명의 성인과 이제 현생 6개월을 막 넘어가고 있는 봄동이가 함께했다.


공주 알밤 휴게소에서 잠시 멈춰 간단한(?) 아침과 각종 간식과 커피 수혈 후 출발-

마침 가는 길에 남원 춘향제가 열린다는 광한루에 들렀다.

백종원님이 컨설팅했다는 닭구이랑 막걸리 먹으러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 듯- (사실 우리도 그래서 들름ㅋㅋ)

광한루 - 천개의 향나무 숲

여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모든 아이템을 베이비핑크로 채운 한 가수의 팬클럽.

열정 넘치는 멋진 언니들로 이루어진 엄청난 팬덤이었다. 사람이 많으니 빠르게 한 바퀴 돌고 후다닥 나왔다.

지역 축제에는 꼭 시끄러운 음악과 장기자랑(?)등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난 그냥 산책하고 곳곳에 준비된 체험 프로그램이나 활동 등을 보는 게 좋은데..마이크로 울려 퍼지는 소리는 오히려 축제를 즐기는데 방해가 되는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


광한루는 사람이 많아서 한 바퀴 후다닥 둘러보고 '천 개의 향나무 숲'이라는 정원 바로 고고  

산책코스 사이에 방명록 남기는 공간에서 잠시 쉬면서 봄동이를 안고 있는 막내를 그렸는데 이 부부의 눈썰미에 새삼 감탄이 나왔다. 내년에 가서 찾아봐도 누군지 알듯 ㅋㅋㅋㅋㅋㅋ

구례 시내에서 육회비빔밥 호로록 먹고 장 봐서 숙소로 향했다.

딱 집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라- 굿 타이밍!


저녁으로 주꾸미 목살 볶음에 밥 비벼먹고, 짜파게티까지 옴뇸뇸



5월 16일(목)

[구례 아빠김밥 - 행운분식 - 화엄사 - 당치민박산장 - 카페 안 음 - 상남치즈 - 바꿈살이]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아침에 풍경 무슨 일이냐-

저~ 앞에 지리산을 배경으로 구례 시내가 펼쳐졌다. 구례는 산에 둘러싸인 고요한 분지가 앙증맞은 곳이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전망대 가서 풍경 감상 해주고 새로운 하루 시작.

구례 시내에 있는 아빠김밥집에서 김밥 사고, 행운분식에서 빵 종류별로 사서 식량 준비 완료.

화엄사 주차장 지나면 작게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서 와구와구 바로 먹어버림.

행운분식 고로케랑 꽈배기랑 진짜 다 맛있었다ㅋㅋ내가 좋아하는 식감이 쫄깃쫄깃한 빵. 위험하다 위험해  

화엄사- 오랜 목조건축물은 그 세월만큼 매력이 엄청나다.

계속 만지고 싶고 보고 싶고, 보다 보면 마음이 흡족해진다. 그리고 자연과 어울림이 참 좋다.


석가탄신일 다음날이라 절은 한산했고, 청명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바위에 앉아서 바람소리 듣고, 나뭇잎 흔들리는 거보다 보면 절로 4차원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 ㅋㅋ


호호의 숲

닭구이 먹으러 가는 길에 만난 '호호의 숲'

산골 속에 이런 아기자기한 가게가 있다니!!

지리산 자락에 사는 손재주 많은 분들의 작품들이 한가득 모여있다.

공지영 작가의 신작이 있길래 골랐는데 봄동이 아버님께서 선물로 사주셨다 캬캬-

책은 벌써 다 읽음! 예루살렘 성지순례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고, 딱 와닿았던 한 페이지가 깊이 남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먹은 산닭구이-

크~ 돌판에 구워 먹으니 담백하고 맛있었다. 특히 여러 종류의 나물과 반찬들을 같이 주셨는데 꿀맛-

카페 안음

다음 메뉴를 위해 위장에 약간의 여유를 주기 위한 휴식타임-

큰 통창과 나무 인테리어, 작은 소품들이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상남치즈

치즈를 직접 만들어서 요리하시는 곳. 배고프지 않았는데도 다 먹었고, 그중에서도 난 돈가스가 원탑.

여럿이 다녀서 좋은 건 무리하지 않고(?) 다양한 요리를 다 먹어볼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번 여행 멤버들이 다 쩝쩝 박사여서 나 같은 사람(메뉴 고르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하기 싫고 힘듦)은 그냥 맛있게 먹고 맛있는 만큼 리액션 하고 따라다니면 되니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ㅋㅋ


마지막 목적지 바꿈살이

다양한 컬렉션의 소품과 가구들이 모여있는 곳- 이전에 문척 우체국이 있던 곳인가 보다.

마치 인형처럼 앉아있던 고양이에 깜짝 놀랐고요, 가게에는 소소하게 집에 들여놓기 좋은, 나무로 만든 수납가구 및 생활용품들이 있었다.

없으면 아쉬우니 저녁에는 나무 좀 태우며 불멍 때리고 반달 너머에 뜬 별도 좀 보고-

나는 솔로도 봄. 이런 프로그램은 혼자 보면 절대 안 볼 것 같은데 같이 보면 재밌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도 많다.



2024년 5월 17일(금)

[목월빵집 - 유진정 - 죽녹원 - 담양국수 - 김피탕 - 공주 숙소]

아침에 부지런한 부부가 시내에서 커피랑 행복빵집 빵이랑 김밥 사다 줘서 가볍게 아침으로 먹고 하루 시작-

(우린 공주에 숙소를 잡고 이 여행을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함 껄껄)


구례에 유명하다는 목월빵집-

식사대용으로 먹을만한 건강한 빵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빵집 브랜딩을 아주 잘하고 있는 듯.

야외에도 장소가 넓게 마련되어 있어 여유가 넘쳐흐른다. 서울경기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여유다. 크~


담양으로 넘어가 늦은 점심으로 유진정.

오리 샤부샤부(?) 이런 비슷한 건데 미나리 한소쿠리를 다 먹고 오리고기에 밥까지 볶으면 한 냄비 뚝딱-

기름 많은 오리를 미나리와 먹으니  맛이 깔끔 담백! 왜 이거 먹고 포장했는지 완전 이해함.

죽녹원 들러서 대나무도 좀 두드려보고, 정자 누워서 눈도 좀 붙였다가, 바람에 대나무 흔들리는 소리 듣다가

죽녹원 건너편에 있는 국수거리 가서 사알짝 입가심 국수 ㅋㅋ

국수거리 마치 좀 쾌적한 베트남 시골 느낌이네.


공주에 예약한 숙소 근처에 마침 유명한 김피탕이 있다길래 바로 포장 고고

마라탕이랑 김피탕이랑 열심히 먹고 보드게임도 열심히 하고 꾸ㄹ잠




5월 18일(토)

[매향 (평양냉면) - 부자떡집 - 금강튀김 - 마루카페 - 서울]


근처에 맛있는 평냉집이 있다길래 퇴실 후 바로 고고싱

평냉 비냉 막국수 5개 시켜서 삼삼하게 먹고, (근데 각 그릇당 양이 꽤 많음ㅎ)

근처 시장의 부자떡집 떡 사고, 닭강정 사서 시장 근처에 마련되어 있는 나무 밑 넓은 평상에 자리 잡고 앉음.

닭강정은 바로 튀겨서 짱 바삭. but 좀 매웠다 ㅋㅋㅋ 그래서 지나고 나면 더 생각나는 맛..!

평상에 누워서 여유 부리다가 진짜 진짜 고 백 투 홈.








"그때 나는 알았다. 새것이 오기 전에 옛것을 반드시 버려야 하는 때가 있는데 이 버리는 데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만두고 포기하는 것, 멀리 보내고 이별을 해내는 것도 힘이 있어서라는 것을. 그것이 사람이든 사랑이든 물건이든 제가 이루어냈던 과거의 꽃 같은 영화로움이든."









대문자T의 여행 기록일지

이제 외국을 나가도 이전처럼 도파민이 팡팡 터지지 않는 걸 보니 해외여행은 조금 아껴둬도 좋을 것 같고,

한국 구석구석에 있는 정겹고 아름다운 곳들을 좀 더 찾아다녀야겠다고 다짐!


+아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봄동이는 순하기도 하고 귀여워서 정이 많이 간다. 신기해

현생 6개월 아가랑 하는 여행은 우리의 신체사이클에 맞춘 건강한 여행을 지향하게 된다. 그래서 많이 피곤하지 않고 좋았다!(아마 엄마아빠는 생각이 좀 다를테지만-) 그리고 지나가는곳마다 어르신들이 아기를 진짜 좋아하신다.. ㅋㅋ


여유가 좀 더 있다면 가족들과도 한 3박 4일 다녀와도 좋을 구례.

또 만납시당!


매거진의 이전글 남들 다 가는 거기 나도 가본 이야기 (下)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