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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ju Woo Sep 25. 2019

바라푸 베이스캠프까지 와버렸다.

킬리만자로 트레킹 5일차, 카랑가캠프~바라푸캠프

06:30-50 기상

07:05-15 세수

07:30 아침식사

~ 08:00 짐 패킹완료 및 출발

(아침 일정은 매일 동일)

13:00 카랑가 캠프 도착




"트레킹 5일째, 여기는 바라푸 캠프이다. 

정상등반 전의 베이스캠프. 오늘 아침엔 내가 좋아하는 프렌치 토스트와 오믈렛이 나왔는데 물론 전병도. 급하게 먹는바람에 체했다. 약을 먹고 손도 땄다. 그리고나서 또 먹음 ㅋㅋㅋㅋㅋㅋ 식욕이 아픔을 이기다니 ㅋㅋㅋ"



우선, 우리는 어제 못찍은 카랑가 사인보드와의 사진촬영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제 하지와 얘기했던 대로 가방을 맡겼다. 카랑가캠프에서 바라푸(베이스)캠프까지의 구간은 굉장히 간단했다. 계속 오르다가 내려갔다가 한두번 반복한 뒤 엄청난 급경사에 허덕이며 올라가면 끝이다 ! 


컨디션 최고, 날씨 최고, 긍정에너지 뿜뿜.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우리가족은 누차 가이드복이 많다고 끊임없는 가이드 칭찬에 입이 메마를정도였다. 어찌나 이렇게 운이 좋게 이런친구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지 참 모든게 감사했다. 날씨운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하얀 구름들 위에 올라오니 새파란 하늘을 만났고 이렇게나 올라왔는데도 아직 한참 높은 킬리만자로에서는 만년설이 햇빛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특히 이번 구간에서는 중간에 크게 쉬는 구간에서 아주 경이로운 광경과 함께 하게 되었다. 이곳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었을정도로 정말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는 곳이다.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노란양말이 너무 마음에 듬!


내 사진, 가족사진, 가이드 사진, 많이 찍었지만 잠시 앉아서 쉴때 본 포터들 사진이 너무 멋지게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찍히는 당사자들에게는 이런마음을 가지는것조차 미안했지만 말이다.

존경하는 포터들


패딩을 입고 출발했지만 더워져서 바람막이도 벗고 플리스만 입었다. 내 뒤로 우후르 피크가 빛난다.



우리가 사진찍은 곳은 주변에 돌탑이 엄청 많이 있던 곳이었다. 나도 작은거 하나 올렸다.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한껏 찍은 뒤 가이드 하지는 태극기를 가방에 매달았다. 하지의 한국사랑 고마웠다.

반대로 매달았지만 상관없음 마음이 예쁘니까 :)


쉬었다가 계속 오르막길이 나오다가 갑자기 이런 평탄한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은 조각난 돌들로 되어있어서 미끄러운 구간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 있지 않았다. 의외로 가는길이 굉장히 편해서 기분이 되게 좋았었다. 그리고 이건 나의 착각이었다 ㅋㅋㅋ 이 구간이 지난 뒤 급경사가 등장하면서 와우~~~~^^.


하지가 우리를 찍어줬다. 포터들 중에도 힘들어서 쉬었다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나와 엄마의 가방은 가이드들에게 맡겼고 아빠와 동생은 아직 제 짊을 그대로 가지고 갔다. 그래도 힘들었다. 왜냐면, 위의 일기에서도 그랬듯, 베이스캠프가 시야에 거의 2시간 전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심리적으로 얼른 도착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지 가도가도 손에 닿질 않으니 정신적으로 아주 약간 지친(?)것 같았다. 근데 뭐 이건 스텔라포인트 구간의 10000분의 1도 안됨 :D


그리고 오르막길 중간에서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봤더니 진짜 뷰가 어마어마했다. 


사실 마지막 급경사이후에는 최후의 급경사가 있는데, 베이스 캠프 진입하는 곳이다. 이곳은 진심 30분 거리라고 누가 그랬었는데, 우리에겐 택도 없었다. 최소 40분은 걸렸던 것 같다. 여기는 정말 한걸음 한걸음이 후달렸는데, 스텔라에 비하면 뭐. 이쯤이야. 뛰어간다.


드디어 바라푸캠프, 베이스캠프 도착했다. 모두들 서로 축하해주는 분위기가 한 가득했다. 오가며 만난 도전하는 사람들, 가이드들, 포터들, 모두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오가며 봤던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점심메뉴는 스파게티와 갈비찜 그리고 죽과 다진고기 야채스튜인데 고산지대만 아니었으면 진심 다 싹싹 긁어먹었을텐데 ㅠㅠㅠㅠ너무 아쉽다ㅠㅠ잉잉 여기음식 너무 맛나. 입에 딱 맞아."



오늘의 나머지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점심

-쉬기/잠자기

-저녁

-잠자기

-자정 : 정상 등반 시작


레지스터한 뒤 짐을 정리하고 점심식사를 한 뒤 햇살이 너무 좋아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자정에 정상등반이니 최대한 쉬라고 했다. 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하지가 자기 텐트안에서 "Hyunju !!!! Sleep !!!"이라고 했다. 하지 너무 좋아 ㅋㅋㅋㅋ 자지러짐 ㅋㅋㅋ


"저녁은 스파게티 팬케잌같은것에 갈비찜 (점심에 남은것) 그리고 망고, 파안애플 또 죽이나왔다. 양배추도 나와서 맛있었는데 소금 째로 먹는것 같아 아쉬웠다. 저녁 식사 하자마자 잠을 다시 잔 후 자정에 정상 등정시작이다. 하지가 바지 4-5개, 상의 4-5개를 입으라했다. 양말도 2개."


"점심을 먹으면서 이전에 계속된 질문에 하지가 드디어 답을 해줬다. 

나 : 지난번에 정상 등반율 100프로 확신 못한다 했잖아? 그때 90프로라고 했었나? 근데 너가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면 나머지 10프로에대해 왜 확신을 못했는지 알려준다했으니 얘기해줘.

하지 : 아~~~이제는 100프로 확신해.

나 : 오~~~~~:D

하지 : 고산병에 대해 확신이 없었는데 카랑가캠프까지 누구하나 토하거나, 숨을 못쉰다거나 하는 증세없이 멀쩡하게 와서 이제는 100프로 확신해. 무조건 갈 수 있어

가족 : 오오오오 너희덕분이야. 너희만 믿어 !!

하지 : 응 이제 자~~~ 슬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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