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에 대한 두려움 극복
유독 청각이 예민한 편이라 큰 소음을 무서워했다. 고함 소리,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달리는 소리, 급행열차가 지나가는 소리 등등. 귀를 울리는 소리는 나를 불안정하게 했고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하다못해 놀이공원 곳곳에서 들리는 즐거움에 외치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에도 내겐 공포를 심어주는 소리로 들려왔다. 그렇다 보니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찾아다녔고 적막 속에서 평온을 찾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정하였다.
그랬던 나는, 소음이 두렵다고 안전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며 지금껏 멀리 달아났던 과거가 후회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려움이 한계선을 그었고 매번 그 선을 한 발자국도 넘어서지 못했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선 안에 갇혀 안전하다고 자조했다. 문득 선을 넘지 못한 스스로가 한심하게 보였다. 안전하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 선을 넘어가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떤 기준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단순히 겁이 난다는 이유로 잔뜩 몸을 움츠리고 맞서지 못했다. 그 행동이 ‘소음에 예민한 사람’으로 만든 것은 아닐지 자문하게 되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상념이 나를 휘몰았다. 스스로를 보호한다고 생각했던 안전선은 나를 보호하고 있었던가,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삶이 안전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끝없이 되새겼다. 그 물음의 끝에 선을 넘어보자는 다짐이 일었다. 한계선을 출반선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그 시작이 목공이었다. 온갖 소음으로 가득한 목공방이 불현듯 떠올랐다. 실은 오랜 시간 전부터 목공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태 시도하지 못한 이유는 목공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목공은 남성을 상징하는 전유물이자 괴음을 내지르는 무서운 기계가 가득하다는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디어에서 목공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남모르게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왔다. 이왕 새로이 시도할 일이라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일을 해보고 싶었다. 기꺼이 가시에 찔리고 소음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 것쯤은 두렵지 않다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어 놓은 선에서 한 발자국씩 멀어지다 보면 두려움도 옅어질 테고, 그 자리에 또 다른 모습의 내가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지니면서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