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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란 Sep 05. 2015

누구냐, 너

읽고 쓰고 옮기는 행간 생활자 이해란입니다

행간(行間) 

1. 쓰거나 인쇄한 글의 줄과 줄 사이. 또는 행과 행 사이. 

2. 글에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 아니하나 그 글을 통하여 나타내려고 하는 숨은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여기 들어와 이러고 있을까요. 글자 꽁무니만 따라가기에도 버거울 때가 있으면서, 어쩌자고 걸핏하면 행간에 발을 드리우고 동동 굴러대는 걸까요. 막막한데, 힘들고 지난한데.


다만 언제나 확실한 사실은 쓰는 고통이 쓰지 않는 불안보다 낫다는 것, 쓰는 쾌락이 쓰지 않는 안락보다 달콤하다는 것. 백지 앞에서 멀리 달아났다가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까닭 또한 이런 연유겠지요.


나는 알면서, 또 모르면서 생각합니다.

그날이 언제든 목숨의 마감이 닥치기 전에 하고 싶은 이야기와 나누고 싶은 감정을 완전하게 풀어낼 수 있을지. 


부디 내가 마감에 앞서 지치지 않기를 빕니다.




*본 글의 서두를 연 '행간'의 정의는 <국립국어원 표준어국어 대사전>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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