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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MLOCKED Feb 18. 2016

기회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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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조인성 매력에 빠져 보던 드라마 '봄날'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말해버리면, 정말 그렇게 되어버리잖아요." 라며 몸서리치며 울던 고현정.
어쩌면 그 말은 관계를 명확하게 그어버린다는 표현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사실 이것은 그 사람과 나 혹은 그들과의 공식적인 무언가를 규정짓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 속에 있는 양 쪽 다 놓치지 싫은 마음들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서 오는 슬픔이 아니었을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서 말하지 않는다. 흐릿하고 멍청해 보여야 어느 쪽 하나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무언가 얻는다는 생각보단 내가 잃을 것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말해버린다.'는 것은 반대로 더이상 선택의 기로에 서있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이상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 사람은 다른 길따윈 보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슬픔만 더해질 뿐이니까. 그래서일까, 속마음이 입을 통해 나오고 난 뒤엔 늘 그 자취가 기회비용만큼 혹은 그 보다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최면에 걸려버리는 바보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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