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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Feb 14. 2024

명리로 이해하는 가족

갑술일주 특집

작년에 명리상담과정을 밞았다. 그곳에서 만난 도반 중 생각이 맞는 몇분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정기적이고 주체적으로 가족 명식풀이 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하는 방식은 자서전처럼 한 사람의 인생의 중요한 일을 10년 대운별로 정리한 후 명식풀이를 한다. 그러다보니 좀 더 심도깊게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어제는 엄마의 명식을 가지고 그런 시간을 가졌다. 우연히 도반의 아들이 엄마랑 시만 다르고 삼주가 같다는걸 알았다. 1946년 병술년생인 우리 엄마와 2006년생인 그집 아들. 60년차를 두고 같은 삼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의 인생에는 어떤 공통점과 어떤 다른점이 있을지 궁금했다.


두 사람의 또 다른점은 성별이다. 같은 사주가 성별이 다를때는 대운이 다르다. 대운은 월주에서 나오는데, 년월이 같고 성별이 같으면 일주와 시주가 달라도 같은 대운을 가진다. 연주, 월주가 같은데 성별이 다르면 대운수가 다르다. 대운수는 대운이 시작되는 나이를 의미한다. 대운수가 9면 9세, 19세, 29세...되면 대운이 달라진다. 그 이유는 대운수를 구하는 방법을 보면 이해된다.


대운수는 양력기준 날짜에 따라 결정된다. 순행하는 경우(년주 양간 남자, 음간 여자) 태어난 날짜 앞으로 다가올 절기가 몇일 남았는지 계산 후 3으로 나눈다. 역행하는 경우(년주 양간 여자, 음간 남자) 태어난 날짜 이전에 절기가 몇일전에 있는지 계산 후 3으로 나눈다. 소숫점이 생기면 반올림 한다. 그리하여 같은 사주라도 성별이 다르면 대운수와 대운이 달라진다. 현묘샘 블로그를 보면 어린이의 경우 대운 시작하기전에 사주를 안본다고 한다. (출저 : https://yavares.tistory.com/244)


같은 갑술일주로 공통점도 있었다. 성격이 급하다. 말이 빠르다. 얻고 싶은걸 집중해서 얻는다. 만들기를(레고, 목수) 좋아한다.(편재의 재능) 아버지의 사랑과 영향을 많이 받고 아버지를 어려워하면서도 존경한다. 돈을 사람들에게 써서 도움을 주고 싶다. 갑목답게 알아서 하고 싶어한다. (엄마가 청년기에 상의할 사람이 없어 외로웠다고 했지만, 어쩌면 갑목의 알아서 하던 습관때문에 상의을 안했던것 같다. 지금도 엄마는 주체적이시다. 중년때는 골목친목회를 이끌었었다.) 술토는 뜨거운 토고, 둘다 수기운이 있으나 약해 머리에 열이 많아 머리숱이 적다. 또한, 술중 신금이 관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간과 약속을 잘 지키고 반듯한 면도 있다.


성별이 달라 성격으로 다른 점도 있다. 여자 갑술일주인 엄마는 주체적이나 순종적인 면도 있다. 반면, 남자 갑술일주는 그집 아들은 가부장적인 면이 있다. 그집아들은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안 지키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한다. 우리 엄마도 대중교통 이용시 꼭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 하셨다.


엄마의 인생사를 정리하고 사주를 분석하니, 불리한 시국에 결혼을 하셨다. 몇년만 참았으면, 좀 더 유리한 형국이어서 좀 더 본인을 아껴주는 사람을 만날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도반들도 엄마의 결혼스토리를 듣고 경악을 했다. 엄마가 헤어지자 하니 아버지가 총들고 내려가겠다는 협박편지가 와서 시끄러워지면 동네부끄럽다고 결혼했다는 스토리가 실화냐고 놀라워했다. 당시 외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가장 없는 딸에게 주어지는 여성인권이란 허술했다.


사주를 다 푼 후, 엄마에게 후기를 알려주니 갑목다운 당당한 대답을 해주신다.


"그래도 난 그 시련을 헤쳐온것 자체가 자부심이야."


있는그대로 자신감을 갖는 엄마의 모습에서 오늘도 배운다. 엄마의 대운은 평생 자신의 뿌리가 없는 형국인데 60대부터 뿌리가 들어와 자신감을 찾으신다. 그래서, 요새의 엄마는 좀 더 당당해지셨다.


김미경TV에서 주체하는 블로그마케팅 과정을 70대에 등록하셔서 들으셨다. 등록하는 과정에서부터 나의 도움을 받더니 매주 나오는 숙제도 다 도와달라 하셨다. 엄마가 한건 100일간 블로그 쓰기셨는데, 사진이나 동영상 올리기는 어려워하셨다. 그런데, 그 정도 배운것도 엄마는 장하다고 글을 쓰면 블로그에 3-4명은 꼭 읽고 가고, 많으면 20명도 본다고 당신은 배운걸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반성했다. 자신감은 내가 하는 것을 스스로 대견해 하면 되는구나. 대단할 필요도 없고,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 남이 알아줄 필요도 없다.


도반들과 엄마의 인생에 대해 나누면서 뜻깊은 감사와 위로의 시간이 되었다. 또한, 엄마보다 60년 뒤에 태어나 비슷한 사주를 가져 더 좋은 기회를 가질 그집 아들의 앞날의 축복을 빈다. 엄마도 아마 60년 뒤에 태어났으면 더 잘 살 수도 있었으리라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자신감은 회환이 아니라 있는그대로 받아듦임에서 나오니까. 여성이 어려웠던 시대에 어려운 남편과 어려운 자식들을 만나 잘 헤쳐온 엄마의 인생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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