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과 말 걸기

대화와 면역력

by 긍정태리

화섭 씨의 백신 접종일이다. 일주일 전부터 밤이면 백신 이야기한다. 언제 갈 것인지. 타이레놀도 미리 사놨다 하고. 백신 맞고 쉬어줘야 하기 때문에 접종후 외출도 안 할 거란다.


접종일은 토요일. 토요일은 화섭 씨 서점 방문일이다. 매주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안정감 느끼는 사람인데, 미리 일정을 조정하면 괜찮다. 미리 백신에 대한 정보를 읽고 그 날 계획을 세운 게 기특하다.


그래도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보호자로 따라가기로 했다. 9시인데 화섭 씨는 미리 나가겠다 한다. 그전에 할 일이 있대나.


접종센터에서 9시에 만나기로 했다. 같이 줄을 서고 대기했다. 큰 체육관에서 시행하는데, 진행요원들이 서계셨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다 다짜고짜 말 거는 화섭 씨.


“제가 코로나 관심 있어 천안 확진자 수 봤어요.”


순간 당황해 “화섭아, 누나에게 이야기해.” 했다. 이건 내가 오버한 건지도 모르겠다. 진행요원 반응도 없는데 말이다.


의사 선생님 만나 문진 하는 시간. 머리가 하얀 노의사 분이시다. 차분한 목소리로 백신 맞고 대기 시 몸이 부으면 간호사가 처치해 줄거라 하신다. 화섭 씨는 알아요. 하더니 의사분께 말을 건다.


“피곤하지 않으세요? 어제 밤새셨어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 같으세요.”


순간 난 당황했다. “화섭아, 선생님 바쁘신데..”


“괜찮아요. 저 대화하는 거 좋아해요. 나이가 42이면 무슨 일을 하나요?”


“포장일 해요. 어제 밤새셨어요?”


기어이 본인 궁금함 풀고 가겠다는 화섭 씨.


“12시에 잤어요. 포장하려면 예쁘게 해야 하는데..”

“개수 세어서 일정한 개수로 담는 거 해요. 숫자 좋아해서요.”

“그런 일 뇌에 좋죠. 영혼이 맑은 친구네요.”


인자하게 대답해주시는 의사분.


“감사합니다. 친절히 대화해주셔서요.”


예로부터 진정한 의사는 마음을 치료해주는 심의라 했다. 이런 따뜻한 대화가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내가 왜 그걸 몰라봤을까? 화섭 씨는 세상을 다니며 때로는 본인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걸 알아 말 걸고 다니는 건대.


접종 후 15분 타이머 받아 기다리기.



아직도 난 화섭이 큰누나 하려면 내려놓을 것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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