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만 맡을게!!
케톤식이 하는 아이가 참는 방법
먹고 싶은 건 뭐든 다 먹고 커야 할 일곱 살.
하지만 케톤식이 치료를 시작한 우리 아이는
먹고 싶은 걸 다 먹을 수가 없다.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은 오로지 채소뿐.
과자, 빵, 아이스크림, 초콜릿, 젤리 같은 탄수화물과 당이 높은 음식은 절대 불가.
과일 귀신이라 할 만큼 모든 과일을 다 좋아했는데...
병원에서 허락한 과일은 토마토뿐이다.
토마토도 사실은 채소인데...
처음엔 놀이터에서 뛰놀다 다른 아이들이 간식을 먹는
모습만 봐도 울컥했다.
왜 우린 아이는 저런 흔한 간식도 못 먹을까 ..
왜 저렇게 보통처럼 살 수 없을까...
먹고 싶은 걸 참아내야 하는 아이도 너무 가여웠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는 강했다.
난 다 나으면 먹을 거야!
냄새만 맡을게!
당당히 소리치며 친구가 먹는 간식 냄새만 잠깐 맡고...
음~냄새 좋다!! 맛있겠다!!
하고는 친구들이 먹는 모습만 보며 돌아섰다.
(냄새 맡는다고 친구들 쫓아다니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땐 울컥 올라온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준 간식들도 먹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와 나중에 먹겠다며 모으기 시작했다.
아이가 모은 간식거리가 냉장고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집에 손님이라도 오면 맛있는 거 주겠다며
자기가 모은 그 간식통을 꺼내 하나씩 건네며 먹으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도 하다.
그 시간이 벌써 1년 반이 지나갔다.
절제된 식단 때문에 키가 많이 크지는 못했지만...
마음만큼은 두 배로 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