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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정현 Dec 14. 2023

1. 환갑 잔치하던 시대에서 환갑 여행하는 시대로

새로운 시니어 세대의 출현 : 더뉴그레이

1-1. 환갑 잔치 하던 시대에서 환갑 여행하는 시대로


왼쪽 사진은 1970년대 환갑잔치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2024년 60세가 되는 대한민국 남성의 모습이에요.

1970년대 한국의 기대수명은 61.9세였습니다. 60세가 넘은 어르신의 장수를 축하하고, 또 앞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이벤트"를 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2023년 현재 한국의 기대수명은 83.6세예요. 단순 환산하면 지금의 60세는 70년대에 40세 정도 되는 나이인 거죠. 그렇다 보니 어느새 주변에 환갑잔치 하셨다는 분, 하셨다는 가족을 못 보게 된 것 같아요. 환갑잔치라는 단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느낌마저 듭니다. 환갑잔치라는 "이벤트" 대신 이제는 환갑에 보통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갑니다. 60세의 시니어에게 드디어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개념이 적용되기 시작한 거죠.


나이 듦, 노화에 대해 우리가 갖는 인상을 송길영 부사장님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서 말씀하세요. 

(롱블랙 발췌)  

첫 번째는 본능적인 거부감입니다. 나이 듦은 죽음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구더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두 번째는 학습입니다. 고전 문학부터 매스 미디어까지 나이 듦은 늘 비참하고 쇠락한 얼굴로 묘사돼 왔어요. 『리어왕』을 떠올려 보세요. 늙고 판단력이 흐려진 리어왕은 두 딸에게 버림받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죠.

세 번째는 줄어든 조우遭遇입니다. 조우, 말 그대로 세대 간 우연한 만남이 줄었어요. 요즘 아이들은 집안에서 노인과 소통할 일이 거의 없이 자랍니다. 그러다 마주치는 몇몇 노인의 모습이 ‘잘못된 샘플’로 머릿속에 남죠.  


이렇게 노화는 오랫동안 고정관념, 오해, 심지어 두려움으로 가득 찬 주제였습니다. 수세기 동안 사회는 노화를 쇠퇴하여, 궁극적으로는 사라지는 과정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서 우리는 노화를 인식하고 수용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더 오래 살뿐만 아니라 더 잘, 더 활기차게, 더 건강하게, 더 목적성 있게 살아가는 시니어를 목격합니다. 손녀와 함께 유튜브를 하고, 구글에 초대를 받기도 하는 박막례할머니, 밀라논나 할머니, 시니어 모델 김칠두, 아저씨즈, 80대에 일러스트를 배워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만들고 계신 장은주 작가님. 이외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는 시니어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요. 

시니어 세대가 드디어 이제야 나이는 제약과 한계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1-2. 어느 누구도 겪어보지 못 한 장수사회로의 초대


사우디 아라비아의 빈살만, 오픈 AI의 샘 알트먼, 아마존 제프베조스,  페이팔의 피터틸,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그리고 래리 페이지까지 전 세계에서 몇 손가락안에 드는 부자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수명 연장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 인데요. 23년 기준 노화 세포 제거 기술, 세포 회춘 기술, 혈장 기반 노화 치료제 등 글로벌 수명 연장 프로젝트에 투자 되는 비용은 8조 4천억 규모입니다.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은 의료 기술을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어 왔다면 이제는 노화를 극복가능한 치료가능한 대상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모두가 불로초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대수명은 계속해서 증가할 거에요. 어떤 사람은 죽을 건지 말 건지를 선택해야하는 시대다. 이러다 잘 못하면 평생 살지도 모른다라는 말들을 하죠. 

 

인류 역사상 최초로 겪는 장수 사회가 오고 있습니다. 앞선 사례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막막해하고 또 때론 두려워하는 모습을 봅니다. 기존의 늙음에 관한 부정적인 "패러다임"이 인류의 역사가 지나오는 동안에 뿌리깊게 우리의 DNA 속에 각인되었고,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에도 뿌리깊게 자리 잡힌 이유때문이겠죠.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할지도 몰라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이게 다에요. 웰다잉이 아닌 웰에이징의 관점으로 삶을 바라볼 것, 신체적인 건강에만 투자하기 보다는 정신적인 건강의 중요성을 인지할 것, 익숙함과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움, 낯설음, 불편함에 더 친해질 것. 기존의 시니어, 실버세대가 갖지 못 했던, 정확히는 갖지 않으려고 했던 마인드를 갖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스스로 용기내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사례를 만들고,  어느 누구도 겪어보지 못 한 이 장수사회에서 새로운 시니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의하고 실체화해서 보여드리는 일을 누군가는 어디에서 해야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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