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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May 31. 2017

사소한 취향 #2



새벽.


살짝 어스름한 색감

서늘함 속에 촉촉함이 묻어있는 공기

이슬 내린 풀잎에서 잔잔히 전해오는 향

세상 나 혼자 두고 다 잠든 듯, 나만 남겨져 있는 듯한 고요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 새벽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24시간 내내 새벽인 세상에 살고 싶다.




장마철.


촉촉하고 시원한 공기

적당한 온도로 맞춰져 있는 에어컨

부들부들한 촉감의 덥지 않은 긴 소매옷

창 밖을 어두운 태풍이 뒤덮을 때면 수업 다 제쳐놓고, 천둥 번개 쏟아질 때마다 꺄르륵 거리느라 바빴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새벽 색감의 하늘


내가 이렇게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건,

내가 전생에 달팽이었거나 지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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